60대 중반의 벤처맨...번역-통역SW로 우뚝 .
재일교포 기업인 고기수(64) 고덴샤 사장. 그는 요즘 한창 뜨는 벤
처 기업인의 '요건'을 하나도 갖추지 못했다. 20∼30대 젊은 나이, 외
국 대학 MBA 이상 학력, 아이디어 하나로 일확천금….
고씨는 40대 중반의 느지막한 나이에 소프트웨어 사업에 뛰어들었
다. 와세다대학 독문과 출신으로 MBA와 거리가 멀고, 일확천금은 꿈도
못꿔봤다. 하지만 지난 20년동안 '소처럼 일해' 일본 컴퓨터 업계가
알아주는 소프트 회사를 일궈냈다. 올해로 창립 20돌을 맞은 고덴샤
(고전사)는 번역-통역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본 제일을 자부한다. 마
쓰시타, 산요, 엡슨, 캐논 등이 주고객. 작년 매출액 30억엔으로 올해
목표는 40억엔으로 늘려잡았다.
고씨는 번역-통역 소프트웨어 분야가 '21세기형 산업'이라고 강조
한다. "인터넷 혁명이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지만 언어 장벽은 여
전합니다." 그는 이미 '아시아 제패'에 성공했다. 91년 일어를 한글로
바꾸는 'j·seoul/JK'을 개발한데 이어 95년 한글을 일어로 바꾸는
'i·ソウル/KJ' 개발에도 성공했다. 작년에는 중국어를 일어로 바꾸는
'j·북경V2'을 시장에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중국 청화대,연
변대 언어학 교수들을 직접 초빙, 버전업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중이
다. 이 추세라면 '인터넷 세계경영'도 멀지 않았다. 일어-영어 호환
소프트 'j·London·V3'은 이미 몇년전 개발해놨고 독어, 불어, 이탈
리아어 등 세계 주요 언어 번역 소프트개발도 2000년대 초까지 완료한
다는 계획.
하지만 고씨가 현재 가장 정열을 쏟는 분야는 포터블 자동 통역 소
프트다.
외국어를 음성으로 인식, 즉석에서 원하는 언어로 전환하는 기능.
관건은 완성도 높은 자동 음성입력 소프트 개발.
공부가 하고싶어 6·25 이듬해 16살 나이로 혼자 일본에 건너온 고
씨는 대학 졸업후 잠시 귀국했었다. 하지만 가난한 조국에는 일자리가
없었다. 일본에 돌아와 취미를 살려 전기공사에 손 댄게 65년. 마침
일본경제가 고도성장기에 접어들어 기업 사무자동화 바람을 타고 제법
돈을 벌었다. 이를 밑천으로 79년 고덴샤를 창립했다. 일본에 PC가 등
장하기 전이었지만 고씨는 40살이 넘어 학원을 다니며 정보처리와 프
로그래밍을 배웠다. 83년 일어,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처음 개발했을
때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이 그를 불러 '소프트웨어 강의'를 청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환갑을 훨씬넘긴 고씨는 지금도 "젊은 직원
들틈에 끼여 제품 개발에 몰두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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