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몰락은 경영진의 방만한 운영, 노조의 파업 외에 창업자
친-인척들이 경영하는 특정 부품업체에 대한 특혜성 지원도 한몫했던 것
으로 밝혀졌다.
현대그룹은 8일 "최근 기아-아시아차에 대해 자체 감사를 한 결과 창
업주 관계회사로부터 과도하게 부품을 공급받는 사례가 나타났다"고 밝혔
다. 또 기아차가 부품회사에 지원한 선급금 중 4,300억원이 부실 채권으
로 회수가 불투명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기아-아시아차는 국내의 950개 협력업체로부터 자동차 부품을 공
급받고 있는 상태. 이중 창업자인 김철호씨의 친-인척이 운영중인 서진산
업-서진클러치-서울차체-서울차량-대기산업 등 11개 부품사는 전체의 20%
가 넘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 측은 "97년의 경우 전체 납품액 2조
4,800억원 중 20.5%인 5,070억원을 이들 11개사가 공급했다"며 "이들은
기아-아시아차로부터의 수입액이 전체 매출액의 82%에 달한다"고 밝혔다.
부품업체에 대한 선급금 제도도 기아를 부실로 몰고 간 원인으로 분석
됐다. 선급금은 부품업체에 제품을 공급받기 이전에 미리 제품값을 지급
하는 것으로 현대나 대우에는 없는 제도. 현대는 "기아입찰 직전까지 선
급금으로 나간 금액이 7,700억원으로 이중 4,300억원이 회수 여부가 불투
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중 부품업체의 폐업이나 부도로 인한 부실은 498억원(32개사)이지만,
창업자와 특수관계인 8개 기업의 부실 선급금이 1,880억원에 이르는 것으
로 나타났다. 결국 부품도 공급받지 못한 채 특수관계 회사에 부품값을
지불하는 바람에 상당액을 떼이게 될 위험에 처한 셈.
이에 대해 기아차는 "전문 경영인 출신의 김선홍 회장 체제가 되면서
창업자 특수관계사의 지원을 대폭 줄여 오히려 불이익을 받은 측면도 있
었다"며 "현재 선급금 지불은 전면 중단하고 자재값으로 선급금을 보충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자인 고 김철호씨 친인척들과의 접촉은 되지
않았다.
(* 황순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