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프로젝트' 이경수 박사팀------.

과학기술의 경쟁력없인 IMF 극복은 허상이란 목소리가 높습니다. 본지
과학팀은 올해 장기시리즈로 '뉴 밀레니엄, 뉴 프론티어'를 시작합니다.
세계와 겨눌 수 있는, 21세기 과학한국을 이끌어갈 미래 지향적 연구자나
프로젝트를 집중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과학 비저너리들을 통해, 이들의
꿈과 야심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 편집자 주 ).

대전 기초과학지원연구소 이경수(42)박사는 가슴에 태양을 품고 산다.

우주에서 무한의 빛과 열을 전해오는 태양을 지구상에서도 값싸게 재현하

는게 그의 꿈이다. 복잡하게 그려진 핵융합로의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던

그는 "아마 30년 이내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과학적 비전은 꿈을 품

고 실행에 옮기는 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가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KSTAR(차세대 토카막 핵융합연구장치)
프로젝트는 바로 '인공 미니태양'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연구다. 올해부터
2단계 연구에 진입한 KSTAR는 2002년까지 총 1,500억원이 들어가는 국가
적 프로젝트. 정부연구소 5곳, 대학 4곳, 기업체 연구소 9곳 등 모두 18
개 연구기관에서 300여명이 참여한다.

지난 96년부터 시작된 KSTAR는 초전도자석으로 도넛 형태의 진공용기
(토카막)를 만들고, 이곳에 섭씨 3억도의 플라즈마를 최대 5분까지 가두
어두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태양처럼 플라즈마들이 스스로 핵융합을 일
으키려면, 수억도에서 플라즈마상태가 1,000초 이상은 유지돼야 하지만,
초기 단계에서 300초(5분)정도면 기초적인 핵융합을 연구하는데 적절한
시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KSTAR는 핵융합 연구에서 최초로 초전
도 자석을 100%채용한데다, 미국 일본 등의 핵융합장치보다 30배이상의
성능을 내도록 설계됐다.

이박사는 지난 91년 MIT교수직을 버리고 귀국, 스스로 '핵융합 전도사'
가 됐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한국이 핵융합 연구에서 영영 낙오될 지
모른다"는 조바심 때문이었다. 월급도 3분의 1로 줄었지만,핵융합이란 화
두를 들고, 과학기술부, 옛 재정경제원, 국회를 쫓아 다녔다. "맨땅에 헤
딩한다"는 비아냥도 들렸다. 미국등 선진국도 주춤거리는 핵융합을 한국
이 꼭 해야 하느냐는 국내 과학자들의 반대도 감수해야 했다.

이박사의 KSTAR는 벌써 반쯤 성공했다. 지난해 6월과 12월,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전문가들이 KSTAR계획을 꼼꼼히 검토하고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핵융합로로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다.

KSTAR가 안치될 특수실험동도 지난해 12월말 기공식을 가졌다. 최근
수정을 거친 미국 일본 유럽연합 러시아 등이 추진하는 국제열핵융합실험
로(ITER)는 놀랍게도 KSTAR와 비슷한 형태를 지니게 됐다. 한국과학자들
이 뒤늦게 시작한 KSTAR를 50억∼60억달러나 들어가는 ITER가 그대로 모
방하는 형국이 된 것. 이박사는 이를 "King is the naked(임금님은 벌거
숭이다)"라는 말로 설명했다. 아무것에도 물들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접하면 사물의 핵심이 보인다는 것.

"후발주자가 단숨에 모든 것에서 1등을 할 수는 없습니다. 텐트를 칠
때 누군가는 중심을 잡아 긴 폴대를 세워야 합니다. 왜 너는 이곳에 폴대
를 꽂았냐고 물어서는 안됩니다. 내가 잘 알고 100% 자신이 있기 때문이
지요.".

텐트는 한국의 전반적 과학수준이고, 이 박사의 폴대는 핵융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