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일대에서 고시대에 빙하가 흘렀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이로
미뤄 한반도는 2억5천만년전(지질시기로 고생대의 페름기말)에 남반부
남위 30도 지역에 위치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연구는 지금까지 한반도는 이 시기에 적도 부근에 위치했다
가 지각 변동으로 북상하며 현재로 이동했다는 지금까지의 정설을 뒤
집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지질학과 이민성 교수는 "중부 충청도 일대 옥천대 지
층(충주에서 전주로 이어지는 폭 70㎞, 두께 2백㎞의 지층)에서 빙하
가 흘렀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며 "이같은 결과를 해석하면, 한반도는
페름기 말에 빙하로 덮였던 남반구 남극 근처에 위치했던 것이 확실시
된다"고 밝혔다.

남한에서 대규모 빙하 흔적을 발견하기는 처음으로, 작년말 북한
과학자들은 황해북도 연산군 언진산에서 빙하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고
하기도 했다.

이번 옥천대 빙하연구에는 이교수와 함께, 한국해양연구소 이종익
박사, 경상대 좌용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옥천대에서 전형적인 빙하시기의 지층인 다이아믹타이트
(diamictite)를 발견했다. 다이아믹타이트는 산위서 쪼개진 대형 빙하
가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밀어낸 흙과 모래, 각종 쇄설물들이 혼합돼
있는 지층으로 분포가 넓고 두께가 두꺼운 것이 특징.

이 다이아믹타이트 속에서는 빙하에서 떨어져 쌓인 드롭스톤들이
많이 발견됐다. 드롭스톤이란 빙하 압력으로 찌그러진 오각형 형태의
편암을 말한다.

또 인근 석회암층에는 고생대 초기까지만 살았던 코논돈트라는 고
생물 화석이 발견돼, 이 지층이 적어도 고생대 이후에 형성됐음을 확
인해줬다.

이민성교수는 "이로부터 옥천대의 지질은 2억5천만년 무렵인 고생
대 페름기나 바로 직전 석탄기쯤 형성된 것이 확실하다"며 "4월말 방
한해 이 지역을 답사한 세계적인 빙하지층 연구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의 빅토르 폰 브룬교수도 같은 내용을 확인해 줬다"고 밝혔다.

이교수팀의 연구가 사실이라면, 고시대 한반도의 위치는 현재 학설
보다 훨씬 남하해 원시 '곤드와나대륙'의 일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곤드와나 대륙은 고생대후기에서 중생대(4억∼6천만년전)까지 남반구
남극근처에 분포했던 광대한 초대륙. 이로부터 남미, 아프리카, 호주,
인도대륙들이 분화해 나갔다.

이교수는 "지금까지 한반도가 포함된 한-중지괴(한반도와 남중국을
포함하는 소대륙)는 페름기말 다른 소대륙과 함께 적도 부근에 위치했
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로 한중지괴는 이시
기에 곤드와나의 일부로 인도-호주대륙의 동쪽에 위치했던 것으로 보
인다"고 밝혔다.

조중지괴는 쥐라기말(1억5천만년)부터 북쪽으로 이동, 백악기초(1
억년전)쯤에 현재 중국 동쪽에 위치했던 것으로 지질학자들은 보고 있
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호주 국제 페름기학회에 보
고했으며, 오는 10월 일본 지질학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