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소값이 계속 급속한 추세로 내려가고 있어 80년대 중반의
소값 파동이 재연되고 있다.

28일 축협 등 생산자단체에 따르면 올해초 3백26만원까지 하던
암소(5백㎏)값이 이달초 3백만원대까지 떨어진 뒤 중순을 지나면서 하루
5만-6만원 이상씩 떨어지는 급속한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축협 조사결과 암소와 수소의 가격은 연초에 비해 47만원과 71만원
씩내려 각각15%와 22%가 폭락했다.

최근 들어 하락추세는 더욱 가속화돼 이달 15일 3백4만원대이던 암
소(5백㎏기준) 한마리의 가격이 2년만에 처음으로 지난 17일 3백만원대
밑으로 내려간뒤 22일 2백90만원대가 깨졌으며 25일에는 2백80만원대도
깨진 2백79만원선에 거래됐다.

또 수소는 연초에 3백23만원선을 보이다 지난달 말 2백90만원대를
나타내며 이달 중순 2백65만원대까지 떨어진 뒤 계속 하락, 지난 23일에
는 90년대 들어 가장 낮은 가격인 2백60만원 밑으로 폭락, 최근에는 2백
52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소값 폭락은 지난 85년이후 3년동안 전국을 강타했던 소값
파동과 비교해 볼때 전체 하락폭은 아직까지 미치지 못하나 추세는 비슷
하고 특히 급격한 하락세가 특징을 이루고 있다.

80년대 중반의 소값 파동은 84년까지 1백36만원을 보이던 암소
(4백㎏)가 85년 97만2천원, 86년 82만7천원, 87년 85만6천원선에 거래되
며 3년동안 최고 38%의 가격하락이 지속된 사태다.

당시 수소(4백㎏)도 84년 1백43만원에서 85년 1백10만원,86년 99만
4천원, 87년1백1만원으로 최고 31%까지 가격이 떨어졌었다.

그러나 올들어 불과 다섯달만에 소값이 떨어진 폭이 80년 파동의
하락폭에 근접해 가고 있음을 비교해볼때 올해의 소값 파동이 훨씬 더 심
각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80년 파동의 원인이 당시 2백30만마리 수준까지 한우수가 늘
어났었기 때문인 점을 상기해 볼때 올해 한우수가 90년대 들어 최고치인
2백90만마리까지 늘어날것으로 보여 공급과잉이 계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올 초부터 암소값이 수소값보다 비싼 전례없는 일이 지속되
고 이달들어 송아지도 같은 추세를 나타내며 농민들이 새끼를 낳을 수 있
는 암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축협은 이에 대해 최근 경기의 둔화와 광우병 파동, 산지 농민들의
불안심리가 겹쳐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나오면서 폭락사태가 빚어지고 있
다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소값의 갑작스런 폭락사태를 막기 위해 수소 수매 등
긴급 안정대책을 28일 발표했다.

그러나 축협 관계자는 "정부의 소값 안정을 위한 수매조치가 단기
적으로는 소값하락을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정부 보유 쇠고기가 방
출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장기적인 처방은 아닌게 사실"이
라고 우려했다.

결국 최근 몇년동안 3백만원을 넘어가는 가격대를 보이며 농민들이
한우의 사육을 한꺼번에 증가시켜 공급과잉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소값 폭락사태는 1-2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