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과 비슷한 의경팔지 등 사용 티베트에선 아직도 사원이
전통 의학 교육장이다. 의사를 많이 양성하는 절을 문파찰창이라 한다.
51년까지 수도격인 라사에서 가장 큰 의학교육기관은 바로 이런 문파
찰창의 하나인 약왕산이었다. 지금은 장의학원으로 통합되었지만 아직도
지방에선 큰 사원에서 의사를 양성한다. 티베트인들은 절에서 교육받고
대대로 비방을 물려받은 나이 먹은 의사를 가장 존경하며 그들을 노장의
라고 부르기도 한다. 티베트는 넓다. 북쪽으로 가면 고산지대로 반이
사막이지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원시림에 가까운 초목이 울창한 곳도 많다
. 라사에서 북쪽으로 5~6시간쯤 차로 달리면 풀이 거의 자라지 않는
반사막지대가 나온다. 이런 곳에 티베트 특유의 진귀한 약초들이 많다
고 한다. 절에서 교육받은 의학 전공 승려들은 봄, 가을 이런 곳에
나가 약초를 수집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동의보감 비슷하게 이들
이 기본 의서로 쓰고 있는 책이 의경팔지 와 사부의전 이다. 의
경팔지 는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을 도입한 불교경전의 하나로,
약보다는 히포크라테스 와 같이 자연치유력에 입각한 양생법이 주 내용
이다. 사부의전 은 티베트 고유의 전통의학 경전으로, 8세기경 티베
트의 유명한 의학자가 썼다. 중국의 한의학과 이론적 차이가 있으며,
특히 음식을 통한 식이요법을 강조하는 것이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확
실히 티베트에는 우리 풍속과 비슷한 게 많다. 절에서 흔히 보는 전생
-이승-저승을 그려 놓은 탱화 를 티베트에선 탱카 (당변)라고 한
다. 티베트에선 요즘도 이런 탱카를 이용해 의학교육을 하고 있다.
사부의전 도 정교하게 그린 탱카가 교재다. 동의보감에는 서역과 인도
, 아라비아산 약재들이 그 약성이나 약리작용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 간
접적인 교류를 시사해 준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대창, 목향, 아위,
호박, 정향, 유향, 단향, 강진향, 소합향, 유황, 몰약, 용뇌향,
천축향 등 21종의 약재가 그것이다. 고려사 를 보면 세번에 걸쳐
서역에서 상인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와 조정에 예물을 바쳤다고 한다.
그중 몰약이나 대소목 같은 것은 그때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으로
, 티베트의 문물과 의학은 파미르 고원과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몽골
로 전파되고 우리나라에도 전해졌을 것으로 믿어진다. 우리나라에서 관격
이 들면 손끝에서 피를 뽑듯, 티베트에서도 여러가지 병이 나면 피를
뽑는 사혈요법을 많이 쓰고 있다. 허정.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입력 1994.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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