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의 날개에 녹색 레이저를 쏘아 무선 충전하는 모습의 상상도. 공중 무선 충전이 가능해지면 배터리를 교체하러 착륙할 필요가 없어 드론의 임무 시간이 훨씬 길어진다./챗GPT 생성 이미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뿐 아니라 전기자동차까지 전기를 쓰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무선 충전하는 시대이다. 이제 무선 충전이 하늘까지 무대를 넓혔다. 드론 날개 아래에 레이저를 비춰 비행 중에도 재충전하는 방식이다.

중국 민항대 항공공정학부의 한지안화(Jianhua Han) 교수와 칭화대 재료학부 린훙(Hong Lin) 교수와 연구진은 "드론 날개에서 레이저 빔의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복합 소자를 개발했다"고 30일 셀 자매지인 국제 학술지 '물질과 빛'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상에서 드론 날개에 레이저를 쏘아 프로펠러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 한 교수는 "배터리 수명은 드론의 임무 시간을 늘리는 데 가장 큰 장벽"이라며 "앞으로 산림이나 재난 현장을 조사하거나 소포를 배달하는 드론이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착륙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드론 날개 밑에 레이저 빔을 쏘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열전 복합 소자에서 전력이 발생해 프로펠러가 구동됐다./중국 민항대

◇빛과 열을 모두 전기로 변환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열전(熱電) 소자를 붙인 복합 소자를 개발했다. 지상에서 쏜 레이저 빛을 받아 전기를 만드는 것은 날개 아래쪽에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티탄산 칼슘(CaTiO₃)을 처음 발견한 러시아의 광물학자의 이름을 딴 물질로, 양이온 두 가지(A, B)와 음이온(X) 하나가 결합한 결정 구조(ABX₃)를 가진다.

연구진은 세슘납브로마이드(CsPbBr₃) 결정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에 온도 차이로 전기를 만드는 열전 소자를 붙여 폐열로 버려지는 에너지까지 재활용했다. 레이저가 비치는 곳은 온도가 올라가고 반대편은 온도가 낮아 열전 층이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이 드론 날개의 복합 소자에 레이저를 비추자 프로펠러가 구동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고온에서 가공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용액 화학반응으로 간단하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고, 플라스틱 필름에 바르면 바로 휘어지는 전지가 된다. 덕분에 이번처럼 다른 소자와 복합 소자로 만들기 쉽다.

문제는 지상에서 고출력 레이저를 쏘면 전지 표면이 섭씨 80~90도까지 과열된다는 점이다. 태양전지는 최고 효율을 내는 표면 온도가 실내 온도에 해당하는 17~25도 정도이다. 이를 넘기면 발전 효율이 떨어지고 장치의 수명도 단축된다. 연구진은 "기존 레이저 무선 충전은 태양전지 소재의 광전환 효율에만 집중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되는 열까지 추가 전력원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로 드론을 공중 무선 충전하는 원리./자료 Matter & Light

◇바람길과 나노막대로 과열 방지

연구진은 태양전지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층과 탄소 전극 사이에 열을 차단하는 안티모니 셀레나이드(Sb₂Se₃) 나노막대를 넣었다. 일종의 열 장벽을 만든 셈이다. 나노 막대를 따라 전기가 더 잘 흐르고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의 결함도 줄어든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날개 구조도 바꿨다. 드론 날개 윗부분에 세로로 판형 핀들을 붙여 공기와 닿는 면적을 넓혔다. 그만큼 열이 빨리 식는다. 날개 안에도 공기 통로를 만들었다. 이러면 페로브스카이트 층의 온도가 내려갈 뿐 아니라 열전 층에서 차가운 면의 온도도 더 내려갔다. 그만큼 발전(發電) 효율도 높아진다. 열전 층은 양쪽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단열 나노막대와 새로운 날개 구조 덕분에 녹색 레이저를 쏘았을 때 복합 소자는 에너지의 38.49%를 전기로 바꿨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같은 조건에서 작동하는 동종 기술로는 가장 효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단열 나노막대를 넣지 않은 복합 소자는 34.65%에 그쳤다.

한 교수는 "기존 연구는 주로 재료나 장치 자체에 초점을 맞췄지만 우리는 실험실을 넘어 이 시스템을 실제로 항공기에 어떻게 통합하고, 비행에 적합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이는 단순한 재료 과학 문제가 아니라 공학적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지상 실험만 성공했지 실제 공중 충전까지는 실험하지 못했다. 공중 무선 충전이 상용화되려면 움직이는 드론을 정확히 추적하는 레이저 빔 조준 기술이 필요하다. 구름이나 안개, 먼지에 따른 빛에너지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빛으로 항공기에 연료를 보급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1에서 100으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공학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번 연구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Matter & Light(2026), DOI: https://doi.org/10.1016/j.matlit.2026.100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