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비행 중인 X-59. 2025년 10월 28일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으며, 2026년 6월 5일 음속도 돌파했다./NASA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개발 중인 X-59 제트기가 초음속 비행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과거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음속을 돌파하면 지상에 폭발음을 일으켜 시장에서 퇴출됐지만, 이 항공기는 초음속 비행에서 멀리서 차 문 닫는 정도의 소리만 냈다. X-59가 '조용한' 콩코드로 상용화되면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까지 4시간에 주파해 비행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나사는 지난 5일(현지 시각) 오후 캘리포니아주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X-59가 1만3228m까지 상승해 시속 1147㎞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그 사이 조종석 앞에 있는 모니터에는 'M 1.0777'이라는 표시가 떴다. M은 음속의 배수인 마하를 의미한다. 지난해 10월 첫 시험 비행에 이어 이날 처음으로 음속까지 돌파한 것이다.

미국은 이미 1947년에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했으며, 프랑스와 영국이 개발한 콩코드는 1976년 첫 상용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음속을 돌파해도 지상에 소음을 유발하지 않은 초음속기는 X-59가 처음이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보좌관 겸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이날 성명에서 "X-59의 첫 초음속 비행은 과학, 공학, 항공우주 혁신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 중인 초음속 제트기 X-59가 2026년 6월 5일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하는 모습. 조종석 화면에 M(마하)이 1을 넘어 음속을 돌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NASA

◇6m 거리 자동차의 문 닫는 소리

음속은 해수면에서 초속 340m, 시속으로는 1225㎞다. 이날 X-59가 시속 1147㎞에서도 음속을 돌파했다고 하는 것은 음속이 온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해수면은 온도가 높아 소리 전달 속도가 빠르다. X-59는 곧 실제 임무 조건인 고도 1만6764m에서 마하 1.4인 시속 1490㎞에 도전할 계획이다.

나사는 "이 속도와 고도는 향후 초음속 항공기가 육상을 비행할 때 기준이 되는 조건"이라며 "X-59의 시험 데이터를 미국과 국제 항공 규제 기관에 제공해, 앞으로 육지의 상용 초음속 비행에 필요한 소음 기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가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1976년 1월 상업 비행을 시작해 2003년 10월까지 27년 동안 대서양을 누비다가 퇴역했다. 콩코드의 최고 속도는 마하 2.04였다. 하지만 초음속 비행은 바다 위에서만 가능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1973년 육지 상공에서 초음속 비행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도심 상공에서 초음속 비행을 할 수 없었던 것은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폭음인 소닉붐(sonic boom)때문이었다. 비행기가 음속 이하로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면 가까이 오기 전부터 소리(압력파)가 들린다. 소리가 비행기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면 먼저 만들어진 소리가 흩어지기도 전에 새로 만들어진 소리가 그 위에 겹치면서 강한 충격파가 생긴다.

소닉붐의 소음은 110데시벨(소리의 크기 단위)에 이른다. 시끄러운 록 콘서트장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초음속 비행은 인구 밀집 지역 상공에서 금지돼 있다. 나사는 X-59가 머리 위를 지나갈 때 발생하는 소음은 75데시벨 수준으로, 6m 떨어진 곳에서 자동차 문이 닫히는 소리보다 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X-59 초음속 비행 중 충격파 감소 원리./미 항공우주학회(AIAA)

◇화살촉 기수로 충격파 분산, 소음 줄여

X-59 개발은 나사의 '조용한 초음속 기술(QueSST, Quiet SuperSonic Technology)'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미국의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첨단 항공기 개발 부서인 스컹크 웍스(Skunk Works)가 개발을 주도했다. 록히드 마틴이 1943년 P-80 슈팅스타 전투기를 비밀리에 개발할 당시, 연구진이 유황 악취가 심한 고무 공장 옆 대형 천막에서 근무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스컹크 웍스의 정식 명칭은 고등 개발 프로그램(Advanced Development Programs, ADP)이다.

X-59 개발에는 그동안 2억4750만달러(약 3791억원)가 투자됐다. X-59가 음속을 돌파해도 소닉붐이 생기지 않는 것은 독특한 설계 덕분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앞으로 쭉 뻗은 기수이다. 다른 제트기와 달리 기수가 30m 길이 동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충격파를 압축하지 않고 분산시키도록 기수를 가늘고 길게 뽑은 것이다. 문제는 시야다. 조종석이 화살촉 같은 동체 안에 낮게 자리잡아 앞이 보이지 않는다.

나사와 록히드마틴은 눈으로 보는 대신 조종석 창에 앞을 보여주는 화면을 띄웠다. 이를 위해 두 대의 카메라가 외부를 촬영한다. 앞쪽 카나드(귀날개)에 있는 카메라는 전방의 위험을 감지하는 데 쓰고, 동체 밑에 있는 카메라는 착륙하는 데 필요한 영상을 제공한다.물론 카메라가 먹통이 되는 상황에서는 조종석 양쪽에 있는 작은 창으로 어느 정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X-59는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소재나 엔진을 따로 개발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엔진은 스웨덴의 4.5세대 다목적 전투기인 사브 JAS 39 그리펜에 쓴 것이다. 대신 다른 초음속 제트기처럼 엔진을 날개 밑에 달지 않고 위에 붙였다. 이 역시 소닉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줬다. 엔진이 날개 위에 있어 그곳에서 생기는 충격파는 아래 지면 쪽이 아니라 위로 가기 때문이다.

2003년 영국항공(BA)의 콩코드가 미국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모습.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1976년 1월 상업 비행을 시작해 2003년 10월까지 27년 동안 대서양을 누비다가 퇴역했다./AP연합

◇기존 여객기 두 배 속도, 고도가 목표

제러드 아이작먼 나사 국장은 X59의 초음속 돌파 당일 "2025년 10월 28일 X-59의 첫 비행 이후 연구진은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최근 90일 동안 16번 비행하면서 안정적인 시험 리듬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나사의 최종 목표는 X-59로 고도 1만8288m에서 마하 1.6, 시속 1700㎞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여객기의 두 배 속도와 운항 고도에 해당한다. 해수면 기준으로는 시속 1960㎞가 된다. 현재 런던에서 뉴욕까지 비행하는 데 약 8시간이 걸린다면, X-59가 조용한 콩코드로 발전하면 4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상업 운항에 투입된 초음속 비행기는 두 대뿐이다. 하나가 콩코드이고, 다른 하나는 옛 소련이 만든 투폴레프 Tu 144이다. 소련의 항공 설계국 투폴레프에서 만든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로 1968년 12월 31일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안전 문제로 1975년부터 1978년까지 운항하는 데 그쳤다.

나사의 처음 목표는 X-59를 계기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국 FAA가 2020년대 후반 육상 초음속 비행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조용한 콩코드가 머리 위를 소리보다 빨리 날아갈 날이 다가오고 있다.

참고 자료

NASA, https://www.nasa.gov/aeronautics/x-59-first-supersonic-flight/

미 항공우주학회(AIAA), https://aerospaceamerica.aiaa.org/features/nasas-boom-bu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