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공장의 생산 장비에 결합해 인공지능(AI)화 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했다. 모듈을 결합하면 불량을 스스로 인식하고 최적의 조건을 찾아낼 수 있다.
유세훈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지역산업혁신부문 수석연구원과 이호진 생기원 모빌리티부품그룹 수석연구원이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장비 스스로 제품의 불량을 인식하고 개선하는 AI 기반 금속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금속 3D 프린팅 결함 검출 및 능동제어 기술'이라고 이름 붙은 이 기술은 AI가 적용돼 있지 않은 노후화된 생산장비에 '애드온(Add-on)' 모듈로 결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 애드온은 생산 장비를 지능화하기 위해 센서와 결함 검출, 장비제어 기술을 모아둔 모듈이다. 애드온 모듈을 사용하면 기존 공장에서 사용하는 생산 장비를 교체하지 않고도 AI 기반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연구진은 '고에너지 직접 조사(DED)' 방식의 3D 프린팅에 애드온 모듈을 적용했다. DED는 금속 분말이나 와이어에 큰 에너지를 가진 레이저를 쏴 녹인 후 층을 쌓는 방식을 말한다. DED 방식의 3D 프린팅은 레이저의 출력, 층을 쌓는 속도, 분말 공급량 같은 요소에 오차가 생기면 쉽게 불량품이 발생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애드온은 3D 프린팅 공정 중 결함이 생기면 이상 신호로 감지하고, 화면을 통해 작업자에게 알람으로 전달한다. 또 공정 요소를 능동적으로 제어하면서 최적의 조건을 도출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 작업자는 경험에 의존해 최적의 공정 조건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애드온은 자동으로 제품의 불량을 인식·제어·개선할 수 있어 첨단 장비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제조기업이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국내 기업 엠알텍과 디코에 이전해 각각 상용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호진 수석연구원은 "딥러닝 기술로 다양한 적층 결함을 탐지해 3D 프린팅 장비의 조건을 실시간으로 능동 제어하는 기술"이라며 "생산공정 데이터를 디지털 트윈 가상 모델 구현에도 적용할 수 있어 파급력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창규 엠알텍 소장은 "로봇기반 생산공정에도 응용할 수 있어 AI 기반 로봇 3D프린팅 장비 기술 상용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황준철 디코 대표는 "영상 시스템 기반으로 생산공정의 온도 데이터를 얻고 관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며 "항공우주, 의료, 자동차 분야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