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영하의 기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건설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불안정한 땅을 단단히 다져 석유 시추를 위해 필요한 대형 플랜트를 건설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국내 기업의 북극권 자원 개발 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영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북방인프라특화팀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북극권에서 에너지원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지반 다짐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북극권은 2000년도 이후 비전통오일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비전통오일은 오일샌드, 초중질유, 치밀오일, 셰일오일을 말한다. 북극권의 비전통오일 가채매장량은 9조배럴(1배럴은 약 160L)에 달하며 전통오일의 2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캐나다의 오일샌드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71.6%이며 하루 생산량은 약 300만배럴이다.
다만 캐나다의 오일샌드 생산지인 애서배스카는 동절기가 길고 겨울철 최저기온은 섭씨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 이 지역은 땅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지표면이 상승하고 하락하는 융기와 침하가 반복돼 지반이 불안정하다.
건설연은 경기 연천에 있는 SOC실증연구센터에 폭 8m, 길이 8m, 깊이 3m의 현장 다짐시험장을 구축했다. 이 시설은 동절기 캐나다 유기질 지반을 모사해 영하 10도의 저온 환경에서 땅의 융기와 침하 특성을 재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내 다짐시험과 연계해 지반의 다짐도를 확보할 수 있는 현장 다짐 기법을 검증했으며, 반복적인 동결·융해에 따른 움직임 분석을 위하여 장기 모니터링을 수행 중이다.
연구진은 동결·융해를 고려한 지반 거동 시뮬레이션 모델도 구축했다. 실제 측정된 온도 데이터를 적용해 지반의 동결·융해를 상태를 모사하고, 이에 따른 압력과 움직임을 분석했다. 모델은 현장 다짐시험 결과와 수치해석 결과를 비교해 검증했으며, 실제 측정된 온도 데이터를 통해 지반의 동결·융해를 모사하는 만큼 현장의 저온 환경을 100% 재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영하 4도에서 실내 다짐시험 장비도 개발해 실증에 나선다. 실증은 오일 파이프라인을 직접 매설하고, 캐나다 현장 조건을 100% 재현한 상태에서 이뤄진다. 캐나다 자원개발 기업과 협력해 현지 실증도 추진 중이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동절기 토공사의 공사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며 “한국 기업의 미래 북극권 플랜트 건설 신시장 개척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