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비행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볼거리를 제공하기 시작한 건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1년 미국의 에어로마린 에어웨이가 시카고 상공을 나는 비행정에서 ‘하우디 시카고’란 영화를 튼 것이 시초다. 1914년 첫 상업 비행이 시작된 지 아직 10년이 되지 않았을 때였다. 1925년에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잇는 임페리얼에어웨이가 국제선 항공기로는 처음으로 영화를 틀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Inflight Entertainment·IFE)는 한 세기를 거치며 기술과 함께 진화했다. 영화가 흘러나오던 영사기는 브라운관으로, 다시 액정(LCD) 화면을 거쳐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4K 디스플레이로 발전을 거듭했다. 해외나 지방을 오가는 웬만한 항공기엔 좌석마다 터치스크린 화면(시트백 디스플레이)이 설치됐고 저장 장치가 발전하면서 영화는 물론 TV, 게임, 음악 등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궤도 위성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기내 무선랜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닐스 스틴스트럽 (Niels Steenstrup) 탈레스 IFE 부문 사장은 “기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세에 들어갔다”며 “이제는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것을 넘어 비행 중에도 탑승객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기내 경험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급증하는 여행객은 최근 이 분야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해외 여행객이 늘고 있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은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이다. 시장조사회사 커스텀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기내 엔터테인먼트와 기내 인터넷(IFC) 부문의 시장 규모는 올해 62억7560만 달러(약 8조8200억원)에서 2033년까지 123억3740만 달러(약 17조352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7.8%에 이른다. 탈레스는 미국의 파나소닉애비오닉스와 함께 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전 세계 100개 항공사에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공급한다. 매일 160만 명이 탈레스가 공급한 기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을 방문한 닐스 스틴스트럽 탈레스 기내 엔터테인먼트(IFE) 부문 사장을 인터뷰했다. 스틴스트럽 사장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위성통신 회사인 비아새트의 전신인 인말새트, 고고에서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일했다. /탈레스

하지만 시장이 마냥 장밋빛 전망인 것은 아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기본적으로 인간 생리와의 경쟁이다. 기내의 희박한 공기와 낮은 기압이 가져온 무료함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초고속 인터넷과 최신 모바일 기기에 익숙해진 항공기 탑승객들의 기대 수준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지금도 많은 항공사가 승객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개봉한 지 반 년이 넘은 영화와 드라마, 눌러도 반응하지 않은 터치스크린, 느린 동작 속도와 반복되는 오류는 탑승객들의 큰 불만을 사고 있다. 비행 중에 인터넷을 쓰지 못하고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그저그런 기능도 거부감을 더한다. 급기야 비용 절감을 이유로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항공사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한 번 설치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까지 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발전 속도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길다. 탈레스는 속도전을 택했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처럼 수시로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기내 엔터테인먼트(FlytEdge·플라이트엣지)를 새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탑승객은 평소 스마트폰을 쓰는 것처럼 기내 화면에서 자기 계정으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숙박 앱(응용 프로그램) 등에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한 달에 한 번 이뤄지는 콘텐츠 업데이트 주기도 1시간 이내로 준다. 항공사가 승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환경을 제때 제공하기 때문에 변화하는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항공 여객 산업은 코로나19 시기 큰 타격을 입었다. 국가 간 여행이 금지되면서 여행객이 줄고 자연스럽게 항공사들도 항공기 운항을 줄이고 신형 항공기 도입과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중단했다. 탈레스는 이 기간을 코로나19 이후 시장을 공략할 기술을 개발하는 혁신의 시간으로 썼다. 스틴스트럽 사장은 “항공 여행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에서 새로운 판로를 찾는 데 노력과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이 시기를 연구개발(R&D)의 시기로 썼다”며 “클라우드 기반의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이때 발굴됐다”고 소개했다.

스틴스트럽 사장은 이 분야 전문가답게 한국에 올 때 대한항공을 탔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15년 가까이 탈레스가 공급한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쓰고 있다. 스틴스트럽 사장은 방문 기간 동안 합병을 앞둔 대한항공과 탈레스에 Q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 관계자들과 만났다. 스틴스트럽 사장은 “기술 변화를 빠르게 따라가는 한국은 기내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가장 높은 시장이며 다른 나라에 영향을 주는 나라”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아태 지역 시장에 적잖은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탈레스 코리아 사무실에서 한국을 방문한 스틴스트럽 사장을 인터뷰했다.

장시간 비행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볼거리를 제공하기 시작한 건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1년 미국의 에어로마린 에어웨이가 시카고 상공을 나는 비행정에서 ‘하우디 시카고’란 영화를 튼 것이 시초다.

-이번 방문 목적은 무엇인가.

“한국 항공사들과 만나기 위해 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이후 시장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탈레스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 비롯해 잠재적인 파트너 기업들을 만나기 위해 왔다. 한국은 통신과 전자기기를 선도하고 있어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적용할 혁신 기술들을 많이 보유한 나라다.”

-탈레스는 한국에선 항공우주, 방산, 사이버 보안 기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탈레스는 다양한 사업을 하는 꽤 큰 대기업이다. 항공전자 분야는 그 중 매우 중요한 사업 영역이다. 전투기나 민항기 조종실에 들어가는 장비처럼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항전 장비의 하나로 성장성이 높아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란 무엇이고 어떤 산업인가.

“IFE는 기내 엔터테인먼트라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는 기내 경험(inflight experience)이라고 말하고 싶다. 단순히 오락과 즐거움을 주는 데만 머물지 않고 승객이 비행 중에 마주하는 전반적인 경험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는 그냥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에 그치지만 경험성은 차원이 다르다. 예를 들어 항공기에 탑승했을 때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탑승을 환영한다” “샴페인 한 잔 어떤가” 이런 식으로 상호 소통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개념이다. 기내 시트백 모니터(항공기 좌석에 설치된 모니터) 외에도 개인이 가진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휴대용 기기에 저장된 정보를 적극 활용해서 승객이 선호하는 음식과 음료, 영화를 서비스를 최적화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그런 탑승객 맞춤형 서비스를 본 적이 없다.

“항공사들이 한 번 기내엔터테인먼트장치를 설치하면 보통 10년을 쓴다. 항공사마다 운용 방식이 다르고 업그레이드 주기가 다르다보니 어떤 경우엔 구식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만 해도 운영체제(OS)를 항상 업그레이드하지만 항공사의 업그레이드 주기는 훨씬 길다. 최근 탈레스가 클라우드 환경을 기반으로 개발한 새로운 플라이트엣지 플랫폼은 휴대전화처럼 그때그때 업그레이드하도록 개발했다.”

-무엇이 기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나.

“이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가장 큰 요인은 여행객과 항공기 주문의 증가다. 코로나19가 봉쇄가 풀리면서 여행객이 급격히 늘고 있다. 당장 한국만 해도 해외여행을 많이 가는 국가 중 하나로 떠올랐다. 한국을 벗어나면 아태 지역에서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한다. 항공사들은 여행객이 늘면서 프리미엄 좌석을 점점 줄이고 이코노미석을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항공기를 주문하고 있고 다른 아태 지역 국가의 항공사들도 승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해서 항공기를 추가 주문하고 있다. 아태 지역 외에서는 중동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년 넘게 아태 지역과 중동을 오가는 여행객과 항공기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보고 있다.”

-탈레스가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마련한 전략은 뭔가.

“지금도 많은 항공사들이 승객에게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탈레스를 비롯해 파나소닉애비오닉스 등 3~4개 기업이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탈레스는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여기에 맞는 마케팅과 R&D 전략을 짜고 있다. 이 가운데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의 기내 엔터테인먼트인 ‘플라이트엣지’를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13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오면 영화도 보고, 업무도 보고, 밥도 먹으며 정말 많은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승객들은 항공기 탑승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모든 인터넷 연결에서 끊어지고 깜깜이 상태로 있어야 한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호텔을 잡거나 식당 예약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승객들이 항공기 탑승한 이후에도 디지털 경험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또 일부 승객은 나이가 많아서 보기가 어렵거나 듣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 이런 ‘접근성(accessibility)’을 원활하게 높이는 것도 필요했다.”

-어떤 서비스인가.

“누구나 자신의 폰에서 앱(응용 프로그램)을 쓰듯이 항공기를 타고 가면서 자신의 계정이 있는 앱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예전에는 새로운 메뉴나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려면 업그레이드에만 6~12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는 짧게는 며칠, 길어도 몇 주 안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가령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어떤 게임이 있다면 클라우드 환경에서 항공사와 개발자는 앱으로 개발해 언제든 시험용 가상 항공기에 설치해 테스트하고 짧은 시간 안에 실제 기내에 적용하는 식이다. 간단한 테스트만 하고 곧장 항공사가 보유한 전체 항공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앱을 개발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시트백 모니터를 빠르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탈레스가 개발한 기내 엔터테인먼트 기기 아방트 업(AVANT up) /탈레스

-항공사에겐 어떤 이점이 있나.

“항공사가 직접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편하게 업그레이드한다는 측면에서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항공사가 클라우드에 접속해서 업그레이드를 하고 필요한 앱을 개발할 수도 있다. 가령 항공사에서 넷플릭스나 한국의 티빙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제공하고 싶다면 직접 앱을 설치한 다음 승객들이 자기 계정으로 접속해서 시트백 모니터로 보게 하면 다.”

-많은 승객들이 스마트폰으로 기내에서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 사업에 위협이 되지 않나.

“아마도 항공사마다 운영 철학이 달라서 지장은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아시아에서는 대체적으로 여객기를 타면 시트백 모니터가 있어야 하고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북미 지역에선 아메리칸 에어처럼 국내선을 위주로 하는 항공사들은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운용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장거리 노선을 운용하는 제트블루나 델타항공만 해도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기내 무선랜 서비스 전략도 항공사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항공사는 승객들에게 무선랜을 제공해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쓰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플라이트엣지는 자체적으로도 단말기 역할을 하지만 개인 무선기기에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소비자의 심리와 요구를 잘 읽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어떤 걸 요구하나.

“한국 승객들은 신기술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인터넷 속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장시간 여행을 즐기기 때문에 비행 중에도 뭔가와 상호작용을 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매우 높다보니 대다수 나라가 따라가는 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가 제공하는 최신 기술을 접하다 보니 한국의 고객들은 항상 빠르고 가장 최신 기술을 선호한다.”

-기내 서비스에 대한 고객과 항공사의 눈높이가 다를 때 어떤 식으로 컨설팅을 하나.

“탈레스는 전 세계 100개국에 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아시아와 미국, 유럽, 아프리카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한 항공사는 하나의 전략으로 접근한다. 대한항공이나 아랍에미리트(UAE) 항공, 싱가포르항공 같은 럭셔리 항공사들이 있는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보다도 더 항공료가 저렴한 초저비용 항공사들도 등장하고 있다. 항공사마다 정책이 모두 다르다. 어떤 항공사는 모두 최고 사양을 원하는 경우도 있고 같은 럭셔리 항공사 중에서도 음식주문 기능을 요구하기도 하고 최신 영화 콘텐츠를 더 요구하기도 한다. 어떤 항공사는 최소한의 기내 서비스만 제공하고 다른 서비스는 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경우도 있다. 항공료가 저렴하고 영화는 볼 수 있지만 기내식은 돈을 내야하는 경우다. 항공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고 싶은지 정책을 정하면 그 안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어떤 항공기를 타면 모니터 화질이 떨어지고 터치스크린이 잘 반응하지 않는다. 항공사들이 잘 투자를 안하려는 것 같다.

“항공사의 정책과 기기의 빠른 노후화 둘 다가 원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항공기가 오래 되면 기내 엔터테인먼트 기기도 노후화하는 건 불가피하다. 한 번 기기가 설치되면 10년 이상 사용하지만 정작 승객들은 1~2년마다 휴대전화를 바꾼다. 그만큼 업그레이드가 잘 안되는 기내 시스템이 쉽게 낡아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새 시스템은 업그레이드 사이클을 당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는 이전에 경험했던 불편함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장 전망

-기내에서 개인 기기 사용이 확대되면 항공사들이 IFE를 안 바꾸려고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승객이 선호하는 영화의 패턴을 보고 인공지능(AI)이 추천을 하거나 선호할 만한 여행지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통해 승객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항공사들도 고객들이 더 많이 만족을 하고 여기에서 가치를 확인한다면 기기의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본다.”

-스타링크 같은 저궤도 위성 인터넷이 확대되면서 항공기 서비스도 큰 변화를 맞을 것 같다.

“인말샛과 고고, 보잉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부분을 기내 인터넷 구축을 위해 일했다. 이제는 기내 무선랜 서비스는 기본 사양이 되고 있다. 알다시피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인터넷과 연결됐을 때 더욱 좋은 효율을 낸다. 개인의 스마트폰과 결합하면서 더욱 더 개인 친화적인 경험성을 제공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아마존의 카이퍼, 비아샛, 인텔샛 등 저궤도위성 인터넷 기업들과 함께 기내 인터넷과 무선연결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데 앞으로 매우 파괴적인 시장이 될 것 같다.”.

-인터넷 결제나 예약 같은 서비스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 있나.

“탈레스는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고 사물인터넷(IoT)와 항전장비 분야에서 보안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승객들이 비행 중에 호텔이나 저녁 예약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이나 여행 예약 서비스는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 아니다. 탈레스의 역할은 그런 서비스들을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항공사가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틴스트럽 사장은 “항공 여행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에서 새로운 판로를 찾는데 노력과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이 시기를 연구개발(R&D)의 시기로 썼다”며 “클라우드 기반의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이때 발굴됐다”고 소개했다 /탈레스

-항공 분야는 규제가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다. 기술적 한계나 규제가 있다면.

“항공기에 설치하는 어떤 장비이든 인증이 필요하다. 그게 미국이든 유럽이든 인증을 못받으면 사용할 수 없다. 인증부분은 조금씩 개선이 되고 있다. 한때는 기내에선 무조건 휴대전화를 꺼야했고 블루투스의 사용을 엄격히 금지했다. 하지만 이제는 휴대전화는 비행모드로 바꾸고 블루투스는 언제든 사용이 가능해졌다. 상황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코로나19때 전 세계 여행 산업은 큰 위기를 겪었다. 앞으로 예상되는 위기가 있다면.

“사실 코로나19 전에도 위기는 있었다. 이제는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2002년 전 세계를 강타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위기를 겪었다. 우리는 그런 경험을 살려 코로나19 기간 중 매출에 집중하기 보다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어차피 매출이 나오지 않는데 힘을 분산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끝나자 새로운 혁신 상품들을 내놨다. 플라이트엣지도 그중 하나이다.”

-탈레스는 한국에서 삼성, 네이버와 협력하고 있다. 어떤 기업들과 함께 일하나.

“한국은 소비자 가전 기술 분야에서 뛰어나다. 지금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를 가서 삼성과 LG,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이 보유한 전자기기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에는 기내 인터넷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에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나 카이퍼도 주요 협력 파트너로 삼고 있다. 이밖에도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게임회사나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 고객관리(CRM)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도 협력하고 있다.”

☞닐스 스틴스트럽 사장

미국 뉴욕 렌슬리어공대(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35년간 항공운항 솔루션 기업인 패서에어로스페이스(PASSUR Aerospace), 미국의 기내 인터넷 서비스 기업 고고(Gogo),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Boeing) 등에서 일하며 항공 업계와 기내 인터넷(IFC)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인말샛 대표로 일하며 미국의 위성 기반 광대역 서비스 회사인 비아샛(Viasat)에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