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강력한 소음을 일으켜 주변 민가에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켄트 지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JASA 익스프레스 레터스’에 스타십의 시험발사 당시 측정한 소음 수치가 스페이스X가 현재 운용 중인 우주발사체인 팰컨9의 10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스타십 발사 장소에서 9.6㎞ 떨어진 곳에 있는 마을인 포트 이사벨시에서 소음을 측정했다. 발사 당시 측정된 소음 수치는 최대 105㏈(데시벨)로, 음악 콘서트장이나 전기톱을 사용할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1단 로켓이 복귀할 때는 이보다 높은 125㏈의 소음이 측정됐다. 이는 가까운 거리에서 들리는 총소리 수준이다. 항공기가 음속을 돌파하면 소닉붐(sonic boom)이라고 부르는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다.
소음뿐 아니라 대기압력의 변화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당초 스타십 발사로 인근 지역의 압력이 8psi(1제곱피트 당 1파운드)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11psi의 압력 변화가 확인됐다. 대기압력이 급격히 바뀌면 유리창이 깨지거나 건물 구조가 흔들리는 등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FAA에 따르면 압력이 10psi 변하면 석고 구조물이나 창문이 깨지기 시작한다.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포트 이사벨시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포트 이사벨시의 공무원인 재러드 호케마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의 실험은 지지하지만, 주민과 환경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포트 이사벨시에서는 발사 충격으로 인해 자동차의 충돌 감지 시스템이 작동하는 사례들이 다수 보고됐다. 다만 실질적인 재산 피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스타십 발사가 인근 주민과 함께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발사장 인근은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는 야생동물 보호구역과 주립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팰컨9 발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왔으나 환경 감시 장비는 여전히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관리 당국의 예산 부족 때문이다.
브리검영대 연구진은 19일(현지 시각) 예정돼 있는 스타십 6차 시험발사에서도 소음 측정에 나선다. 지 교수는 “날씨와 바람에 따라 소음이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JASA Express Letters(2024), DOI: https://doi.org/10.1121/10.0034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