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포스텍)와 고려대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복사냉각 필름(왼쪽에서 세 번째)의 열화상 카메라 실험 결과. 이 필름은 햇볕은 차단하고 열에너지 방출을 돕는다.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다./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국내 연구진이 에어컨이나 선풍기처럼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실내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추는 기술을 선보였다. 실내 온도를 높이는 햇빛은 막고, 실내의 열에너지는 쉽게 방출하는 필름이다.

노준석 포항공대(포스텍) 교수와 이헌 고려대 교수 연구진은 방충망처럼 미세한 구멍이 있는 구조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복사냉각 필름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복사냉각은 물체가 외부로 열을 내보내 온도를 낮추는 현상이다. 별도의 전력이 없어도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친환경 냉각 기술 분야에서 최근 주목 받고 있다. 주로 유리창에 복사냉각 효율을 높이는 필름을 붙이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유리창을 통해 낮 시간 동안 햇빛이 들어오면서 냉각 효과가 다소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햇빛은 차단하면서도 투명하고 복사 냉각 효율이 우수한 필름을 개발했다. 필름은 근적외선을 반사하는 특수 거울인 브래그 미러와 은 기판, 실리콘 코팅으로 이뤄졌다.

브래그 미러는 얇은 층이 여러겹 쌓인 구조를 가진 거울이다. 열에너지를 내는 근적외선을 선택적으로 반사할 수 있다. 은 기판은 미세한 구멍을 뚫어 마치 방충망과 같은 구조로 만들었다. 실리콘 코팅은 복사냉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원적외선 방출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복사냉각 필름의 효능을 기존 제품과 비교했다. 그 결과, 햇볕이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실내 물체의 온도가 최대 22.1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필름은 대량 생산이 가능해 실제 산업계에서 활용이 가능하고, 건축과 환경 분야에서 활용도가 크다”며 “열을 방출할 때 드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 기술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지난 8월 12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2024), DOI: https://doi.org/10.1002/adfm.20241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