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인 스타십(Starship)이 다섯 번째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발사탑인 메카질라의 로봇 팔로 돌아온 부스터를 잡는데 성공했다./유튜브 캡처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인 스타십(Starship)이 다섯 번째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13일 오전 8시 25분(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에 있는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전날 미 연방항공청(FAA)이 스타십의 다섯 번째 시험 비행을 위한 발사 면허를 발급하면서 하루 만에 발사에 나섰다.

이번 시험 비행은 지난 6월 6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번 시험 비행에서는 스타십 발사 후에 1단계 추진체인 ‘슈퍼 헤비’ 부스터가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와 수직 착륙을 시도했다.

특히 이번 시험 비행에서는 스타베이스의 발사탑인 ‘메카질라’에 새로 설치한 로봇 팔을 이용해 공중에서 슈퍼 헤비 부스터를 잡았다. 스페이스X는 이 로봇 팔 시스템에 ‘젓가락(chopsticks)’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성공 여부를 짐작하기 쉽지 않았지만 발사 7분 만에 돌아온 부스터를 성공적으로 잡아서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발사 현장을 지킨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링 매니저 케이트 티스는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슈퍼 헤비 부스터를 발사탑에 다시 올리는 데 성공했다”며 “오늘은 엔지니어링 역사책을 다시 쓰는 날”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대변인인 댄 휴오트도 “(로켓 발사가 익숙해진) 이 시대에도 방금 장면은 마법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메카질라의 로봇 팔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면서 앞으로 훨씬 효율적으로 슈퍼 헤비 부스터를 재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발사대에 재착륙한 로켓을 다시 쏘려면 한 달 이상 시간이 걸리지만, 로봇 팔을 이용하면 지상 착륙을 위한 장치가 필요없기 때문에 재발사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성명을 통해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은 수년간 부스터를 공중에서 캐치하기 위해 준비했고 몇 달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수만 시간을 쏟아 부었다”고 밝혔다.

지난 4차 시험 비행 때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우주선이 고도 240㎞ 궤도에 진입한 뒤에 인도양에 ‘스플래시 다운’ 방식으로 떨어졌다. 스플래시 다운은 하강 속도를 줄이면서 다시 착륙하는 것처럼 자세를 잡은 뒤 물속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발사대에 정확하게 다시 착륙시켰다.

스타십의 2단부인 우주선은 시속 2만6234㎞로 고도 210㎞를 날아 지구로 다시 귀환해 인도양에 착륙할 예정이다. 2단부까지 성공적으로 돌아오면 이번 5차 시험 비행은 완전한 성공으로 끝나게 된다.

지난 12일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에 있는 ‘스타베이스’에 5차 시험 비행을 앞두고 스타십 우주선이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스타십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로켓이다. 총 길이가 120m에 달하고, 추력은 7590tf(톤포스·1tf는 1t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다. 스타십의 탑재 중량은 100~150t인데, 한 번에 100명의 우주인이 탈 수 있는 수준이다.

스페이스X와 NASA는 스타십을 이용해 심우주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우주인이 달 남극 근처에 착륙하는 2026년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 스타십이 쓰일 예정이고, 향후 화성 탐사에도 스타십을 이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