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상상도./pixabay

중국 연구진이 인간의 눈이 작동하는 방식을 모사해 자율주행차의 야간 주행 성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사람이 밤에도 색상을 구분하는 능력을 모방한 것이다. 상용화되면 자율주행차가 어두운 도로에서도 주변을 선명하게 보며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자율주행차가 어두운 곳에서도 더 잘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야간 주행 성능을 약 10% 높였다고 지난 8월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지능형 자동차 저널’에 공개됐다.

현재 자율주행차는 여러 개의 카메라와 편광(偏光) 필터를 사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태양광에는 파장이 다양한 빛이 섞여 있어 전기장이 사방으로 진동한다. 하지만 태양광이 사물 표면에 부딪히면 전기장이 특정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편광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식별해 물체의 표면 특징과 같은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야간에는 빛을 감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주변을 인식하는 효율이 떨어진다. 티엔 지안동 중국과학원 교수는 “편광 필터를 사용하면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빛의 기본 입자인 광자를 포착하기 더 어려워진다”며 “저조도 환경에서는 이미지 품질이 극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인간이 어두운 환경에서도 색상을 잘 구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인간의 눈과 뇌는 빛의 반사와 주변 조명 요소를 모두 감지해 빛이 적을 때에도 색상을 잘 구별한다고 봤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의 시각 체계에서 영감을 받은 시스템 ‘RPLENet’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알고리즘 2개를 사용했다. 첫 번째 알고리즘은 밝기 변화를 보정하고, 두 번째는 빛의 반사 특성을 감지해 배경의 잡음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두 알고리즘 모두 각각 밝거나 어두운 조건에서 얻은 동일한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했다.

새로운 시스템을 시뮬레이션(가상 실험)과 실제 야간 주행 테스트에 적용한 결과, 기존 기술보다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어 야간 주행 성능을 약 10% 개선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루 양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두 가지 알고리즘을 동시에 활용하면 더 안전한 자율 주행차를 만들 수 있다”며 “알고리즘이 이미지 데이터의 패턴을 스스로 익히도록 해 더 다양한 조명 조건에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진도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 센서의 검은색 색맹을 해결할 기술을 내놓기도 했다. 라이다는 레이저 반사파로 거리와 장애물을 알아낸다. 근적외선 레이더를 이용하는 라이다는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 물체를 인식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윤창민 한밭대 교수는 지난 5월 국제 학술지 ‘미 화학회(ACS) 응용재료와 인터페이스’에 라이다가 인지할 수 있는 검은색 판상형 소재를 개발해 발표했다. 윤 교수 연구진은 검은색을 내면석도 근적외선을 반사하는 소재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참고 자료

IEEE Transactions on Intelligent Vehicles(2024), DOI: https://doi.org/10.1109/TIV.2024.3440308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2024), DOI : https://doi.org/10.1021/acsami.4c00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