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의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에 나섰으나 기체 결함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우주인들이 스페이스X의 우주선으로 귀환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는 24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갖고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 비행 임무에 나선 우주비행사 2명이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건을 타고 지구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보잉이 개발한 우주선 스타라이너는 지난 6월 5일 발사돼 ISS로 향했다. 우주비행사들은 당초 일주일 뒤 지구로 돌아올 계획이었지만, 헬륨 누출과 추진기 고장 문제로 4개월 가까이 달 넘게 우주에 발이 묶였다.
나사는 이들을 내년 2월 크루드래건으로 복귀시킨다. 크루드래건의 탑승 정원은 4명인데, 2명만 탑승한 채 ISS로 발사 후 남은 자리에 이들은 태워 데려온다는 계획이다. 스타라이너는 다음 달 초 우주비행사를 태우지 않고 무인으로 지구로 복귀한다.
나사의 이번 결정으로 보잉은 스페이스X와의 우주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나사는 2014년 지구 저궤도 유인 운송을 민간 기업에게 맡기기 위해 보잉, 스페이스X와 우주선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우주비행사 지구 귀환에 사용될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은 2020년 5월 우주비행사 2명을 ISS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까지 크루 드래건 수차례 유인 비행에 성공했다.
반면 보잉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타라이너는 올해에만 유인 비행을 두 차례 연기한 바 있다. 보잉은 지난 5월 6일 스타라이너 발사를 시도했지만, 스타라이너 상단에서 산소 방출 밸브에 문제가 발견됐다. 2차 시도는 지난 6월 1일 진행했는데, 지상 설비의 컴퓨터 전원공급장치에 문제가 발견돼 발사 3분 50초 전에 취소됐다. 보잉은 스타라이너 개발 지연에 따라 16억 달러(2조2000억원)를 추가로 사용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주비행사들을 남겨두고 무인으로 스타라이너 귀환을 결정한 것은 안전을 위한 검토 결과”라며 “우주 비행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