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손가락 구석구석을 정확히 감지하는 신축성 장갑을 개발했다. 이 장갑은 손동작을 인식해 원격으로 로봇을 조작할 수 있다. 앞으로 원격 수술 로봇이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용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손가락뼈 길이와 관절 각도를 추정하는 신축성 장갑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사람 손은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어 손동작을 정확히 추적하는 건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기존 연구들도 대부분 제한된 범위에서 손가락 위치만 추정하는 데 그쳐, 실제 응용은 어려웠다.
연구팀은 유연한 액체 금속 센서를 사용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선택했다. 신축성 장갑에 액체 금속 센서를 넣어 손가락뼈 길이와 관절 각도를 동시에 추정할 수 있는 단일 센싱 메커니즘을 만들었다. 손 크기에 상관없이 누구나 착용할 수 있고, 착용자의 손동작을 실시간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신축성 장갑은 뼈 길이를 2㎜, 관절 각도 5도 이내 오차로 손동작을 감지한다. 손끝 위치의 오차 범위는 4㎜ 이내다. 장갑이 실제에 가까운 동작을 감지하는 만큼, 로봇과 연결해 원격 조종도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하는 것은 물론, 수술 로봇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박용래 교수는 "신축성 장갑으로 다양한 손동작을 정확히 추적하고 재구성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로봇과 상호작용으로 의료 분야에서 정밀한 조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1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50101-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