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는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스페이스K 2024' 포럼을 개최했다. 오후에 열린 라운드 테이블2에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모여 토론을 했다. 왼쪽부터 이종현 조선비즈 과학팀장,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우주사업부장), 김기석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정책과장./조선비즈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뒤를 잇는 차세대발사체(KSLV-III)가 한국 달 탐사와 화성 탐사의 꿈을 이룰 핵심 운송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은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스페이스K 2024′ 포럼 라운드 테이블에서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은 단순히 발사체를 개발해 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며 “최종적으로 달에 착륙선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세대발사체는 2단형 우주로켓으로, 2030년부터 두 차례 시험발사를 거쳐 2032년까지 달까지 착륙선을 수송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2032년까지 2조 132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공동 개발을 맡았다.

박 단장은 “지금은 차세대발사체의 핵심 목표인 달 착륙에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단계”라며 “이미 시스템 요구조건 검토회의를 통해 전반적인 부분을 검토했고, 올해 말에 시스템 설계 검토회의를 통해서 차세대발사체의 전반적인 규격과 형상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은 달 착륙에 필요한 여러 단계의 기술적 목표가 있다”며 “1단 로켓에 들어가는 100t 다단 연소 엔진 개발과 상단 로켓이 우주에서 잠깐 멈췄다가 다시 달로 향하게 하는 재추진 기술이 중요한 기술적 목표”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단장을 비롯해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우주사업부장), 김기석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정책과장 등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준원 전무는 “누리호가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R&D가 목적이었다면 차세대발사체는 경제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한화는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다 보니 실질적인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며 “차세대발사체를 처음부터 상용화할 수 있는 발사체로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을 다른 발사체에 확산하고 산업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날 한화그룹이 차세대발사체 외에도 달에서 여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항우연이 달 착륙선 개발을 주관하겠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추진시스템 국산화에 참여할 것”이라며 “달 현지 자원을 활용하는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은 최근 발표한 정책방향에서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공식 선언했다. 김기석 과장은 이날 재사용 발사체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500㎏급 위성의 저궤도 투입을 목표로 재사용 발사체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과장은 “재사용 발사체는 저궤도에 소형 발사체로 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우주청에 전담 프로그램과 부서를 만들어서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사용 기술뿐 아니라 경제성을 높이는 기술을 적용하려고 한다”며 “수요가 많은 위성을 저궤도에 올리는 데 충분할 것”이라고 했다.

누리호(KSLV-Ⅱ)와 차세대 발사체(KSLV-Ⅲ) 비교./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날 포럼에 참가한 방청객들은 차세대발사체의 사업성에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의 스페이스X나 로켓랩이 이미 장악한 발사체 시장에서 한국의 발사체가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지 질문이 이어졌다.

김 과장은 “스페이스X와 전 세계를 무대로 경쟁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지역적으로는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안보나 지구관측,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위성 같은 새로운 수요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고 우주청의 역할 중 하나도 이용자 입장에서 더 많은 수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을 통해 체계종합기업으로서 국내 우주 기업의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누리호 개발사업도 300여 업체가 참여했지만 이 가운데 우주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며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을 통해 기업들이 우주사업을 더 하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