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형 산업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형 플랜트에서 흔히 발생하는 밸브 누설을 소리로 파악해 조기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우정한 한국기계연구원 가상공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대형 플랜트 안에서 실시간으로 배관 누설 사고를 탐지하는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방향을 탐지할 수 있는 4채널(4ch) 음향 센서를 이용해 배관이 누설된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3차원(3D) 가상공간과 폐쇄회로(CC)TV에서 추정한 위치 정보를 통해 작업자가 신속하게 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압, 고온의 수증기를 사용하는 제철소, 석유화학공장, 발전소 같은 산업에서 밸브 누설 사고는 흔히 일어난다. 밸브가 부식되거나 연결이 느슨해지면서 용액이 누설되면 제품 품질에 영향을 미치거나 인명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산업계에서는 누설된 배관에서 나는 소리로 누설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적용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기존 누설 감지 시스템은 소리의 크기를 주로 이용해 누설 지점에 가까운 경우에만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하나의 모듈에 100개가 넘는 음향 센서가 필요하고 작업자도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연구진은 '음향 인텐시티(Intensity)'를 감지하는 신호처리 기법을 도입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음향 인텐시티는 면적당 소리의 강도와 방향을 나타내는 특성이다. 음파가 다른 구조물에 반사돼 오류를 유발하는 교란 신호를 제거하기 위한 '데이터 자동 제거 알고리즘'도 도입해 측정 오차를 최소화했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누설 위치를 1m 오차 이내로 탐지하는 것은 물론 3D 가상공간으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누설 위치는 원거리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누설 초기에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음향 센서도 모듈당 100여개에서 4개로 줄여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30% 이상 절약했다.
우 선임연구원은 "3D 음향 인텐시티 기반 누설 감지 기술은 각종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찾아내고 특성을 분석해 사고 원인 파악을 쉽게 할 수 있다"며 "사건사고에 선제 대응하는 것은 물론 방범용 경보 시스템에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