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위성 2B호의 모습. 기상 관측을 위해 첨단 탑재체를 장착한 천리안위성 5호가 2031년 발사된다./조선DB

국내 세 번째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상청은 공동으로 기획한 ‘정지궤도 기상‧우주기상 위성(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다고 23일 밝혔다. 작년 6월 조사를 신청하고 1년 만이다.

정지궤도 위성은 3만 6000㎞ 상공에서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돌아 지상에서 보면 마치 우주 한 지점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 통신위성이나 기상위성은 우리나라에만 서비스를 하므로 주로 정지궤도에서 활동한다.

천리안위성 5호는 천리안위성 1호와 천리안위성 2A호에 이은 국내 세 번째 기상위성이다. 현재 기상 관측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천리안위성 2A호는 2029년 임무를 마친다. 천리안위성 5호는 2031년 발사돼 적도 상공 약 3만6000㎞ 고도에서 24시간 실시간으로 기상 관측을 할 예정이다.

천리안위성 5호는 국내 민간 기업이 주관해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우주 기업의 고성능 정지궤도 위성 개발 역량을 높이고, 민간 주도의 우주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기간은 총 7년, 사업비는 6008억원 규모다.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은 시스템·본체, 기상탑재체, 우주 기상탑재체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위성 시스템과 본체의 경우 공공 기술 일부를 민간에 이전해 개발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기상탑재체는 빈번해지고 있는 위험기상 현상의 감시‧예측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16개 채널에서 18개 채널로 늘리고, 일부 채널들의 공간해상도를 4배로 높이기로 했다. 우주기상탑재체에는 우주환경과 극항로 방사선 예경보에 최적화된 고에너지 양성자 및 전자 측정기, 위성대전감시기, 자력계가 포함될 예정이다.

이창선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은 지금,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은 정지궤도 위성 개발 기술 향상과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희동 기상청장도 “날로 극단화되고 있는 이상 기후위기 시대에 기상위성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의 예타 통과는 기술력으로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시에,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2024년 제4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는 2023년 제3차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과기정통부의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사업’도 예타를 함께 통과했다.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은 6년간 3199억원을 투입해 6세대 이동통신(6G) 표준 기반 저궤도 위성통신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사업은 차세대 무기발광(iLED)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확보와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8년간 4840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연구개발 예타를 통과한 3개 사업의 시행을 통해 국가전략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에 참여하는 부처와 기관, 기업들은 전 세계 기술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조속한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