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모바일코어네트워크연구실장이 새로 개발한 서비스 메시 구조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ETRI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6세대(6G)'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6G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네트워킹을 크게 간소화해 통신 지연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9일(현지 시각) 핀란드 오울루에서 열린 '6G 심포지엄 스프링 2024′ 전시회에서 6G 속도를 개선할 '서비스 메시' 기술을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심포지엄은 유럽연합(EU)의 6G 플래그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ETRI가 선보인 기술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만들어지거나 사라지는 수많은 가상 모바일 네트워크 기능에 발생하는 복잡한 통신 문제를 해결한다.

6G는 모바일 네트워크 기능을 소프트웨어 형태의 서비스로 가상화해 클라우드 환경에서 개발·배포·실행하는 구조로 개발되고 있다. 이는 전용 하드웨어 장비를 사용하는 기존 4G·5G와 큰 차이점이다. 다만 클라우드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복잡한 제어 신호를 빠른 속도로 주고받는데, 기존 구조에서는 비효율적인 통신 방식으로 통신 지연이 발생했다.

서비스 메시 기술은 기존 네트워킹 과정을 80% 이상 줄여 통신 지연을 개선한다. ETRI 연구진은 기존 네트워크엔 섞여 있던 비즈니스 로직과 통신 로직을 완전히 분리했다. 또 '오픈소스 원격 프로시저 호출 시스템(gRPC)' 같은 고속 통신 방식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모바일 네트워크 신호처리 성능을 올렸다. gRPC는 구글이 개발한 오픈소스 원격 프로시저 호출 시스템으로, 전송 프로토콜로 'HTTP/2′를 사용해 양방향 스트리밍과 흐름 제어가 가능하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네트워크 스택 경유를 왕복 24회에서 왕복 4회로 확 줄일 수 있다.

서비스 메시는 네트워크 기능 개발자들이 6G 모바일 서비스 핵심 기능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조를 단순화해 통신 지연을 줄인 만큼, 개발자들이 네트워크 서비스 등록·탐색·인증 같은 부가적인 통신 로직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고남석 ETRI 모바일코어네트워크연구실장은 "ETRI의 서비스 메시 기술은 클라우드 친화적 6G 모바일 네트워크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며 "더 빠르고 효율적인 6G 통신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 글로벌 통신 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TRI는 서비스 메시 기술개발로 한국이 통신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6G 네트워크 아키텍처·핵심 요소기술 국제협력 연구'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