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누구나 쉽게 감각적인 흑백사진을 만들 수 있는 인공지능(AI) 도구를 개발했다. 사진뿐 아니라 영상의 보정도 전문가 수준으로 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SNS)나 미디어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해곤 광주과학기술원(GIST) AI대학원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15일 흑백 사진작가의 작품을 학습해 누구나 쉽게 사진 보정을 할 수 있게 돕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흑백 사진은 일반 사진과 달리 대상의 화려한 색보다는 명암, 질감, 선, 패턴, 대비 같은 요소에 초점을 맞춰 촬영하는 기술이다. 일반 사진과는 다른 느낌을 내면서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고품질의 흑백 사진을 찍는 일은 일반인에게는 쉽지 않다. 작가 수준의 흑백 사진을 얻으려면 전용 카메라를 사용하거나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AI를 이용해 손쉽게 흑백 사진을 만들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돼 있으나 단순히 색을 제거할 뿐 명암, 대비를 강조하는 데는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진은 누구나 손쉽게 작가 수준의 흑백사진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AI 모델은 3명의 전문 작가에게 흑백 사진 보정을 5000건씩 의뢰해 총 1만5000장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보정은 2단계를 거쳐 이뤄지게 했다. 작가 가진 고유의 스타일을 재현하는 '제1신경망'과 보정을 통해 미학적 요소를 더하는 '제2신경망'이다. 제1신경망은 사진 작가가 가진 스타일과 피사체에 따른 보정 스타일을 반영해 초기 보정을 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제2신경망에서는 사진의 각 부분에 적합한 보정 방식을 사용해 영역별 보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개발한 AI 모델은 사용자가 선호하는 스타일에 맞춰 원하는대로 흑백 사진을 손쉽게 보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흑백사진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도 기존 앱을 사용했을 때보다 AI를 이용한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50대 남녀 80명을 대상으로 기존 앱과 AI를 이용해 20장의 사진을 보정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르게 했다. 그 결과 AI를 통해 보정한 사진이 4.5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화 '기생충'과 '매드맥스'의 흑백판과 AI를 이용해 보정한 결과물에 대한 선호도 조사도 이뤄졌다. 영화 원본인 흑백판과 AI 보정판을 상영하고 최고 5점에서 최저 -5점으로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AI 보정판은 2.36점을 받아 원본 흑백판보다 높은받았다.
전 교수는 "사진에 대한 높은 지식과 고가의 카메라를 사용해야 얻을 수 있던 고품질의 흑백 사진을 일반인도 쉽게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사진 보정 앱과 미디어 산업계의 영상 후처리 과정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오는 6월 19일 컴퓨터 비전 분야 학회인 'CVPR'에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