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태양광 기반 그린수소 생산 장치의 내구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앞으로 그린수소 생산이 본격화되면 효율적인 설비투자를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서보라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1초 단위의 단계 지속시간을 갖는 그린수소 생산 장치 내구성 평가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태양광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 장치는 지구 어디에나 있는 태양광을 이용하기 때문에 미래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태양광 출력과 발전량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생산 장치의 부품을 손상시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최적의 부품 교체 시기를 알기 위한 내구성 평가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전류를 순환하거나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으로 평가를 했는데, 이런 식으로는 태양광 출력 변동성을 정밀하게 반영하기 어렵다. 전력 변동 조건에서 우수한 내구성을 갖는 핵심 소재 개발을 위한 수전해 장치의 내구성 평가 기준도 없었다.
연구팀은 태양광 패널에서 얻은 실제 태양 조도 데이터와 수전해 스택 데이터를 활용해 조도 값을 전류밀도로 변환하는 시뮬레이션 방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내구성 평가기술에서는 10초에서 3분까지 소요되던 단계 지속시간을 1초 단위로 획기적으로 단축해 태양광 출력 변동성을 실제와 유사하게 반영할 수 있게 됐다. 단계 지속시간은 전압을 변화시키는 구간 사이에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단계에 할당하는 시간을 말하는 데 단계 지속시간이 짧을수록 시뮬레이션 결과가 정밀해진다.
연구팀은 새로운 내구성 평가기술을 바탕으로 수전해 장치의 소재 개발에 대한 핵심 지표도 제시했다. 전력 변동 조건에서의 촉매, 전해질막 등 소재의 성능저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표준화된 분석법과 촉매 용출량, 불소 배출량, 산화막 두께 등 성능저하 지표가 처음 나왔다.
연구를 이끈 서보라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성과는 태양광 출력 변동성을 현실에 가장 가깝게 반영해 그린수소 생산 장치의 내구성을 평가한 첫 번째 시도"라며 "이를 통해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에 대한 효율적인 설비투자와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보로노바 아나스타시아 KIST 학생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작년 11월 게재됐다.
참고자료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2023), DOI : https://doi.org/10.1039/D3EE01959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