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넓은 영역의 빛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저밴드갭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차세대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와 양자점 기술을 함께 사용해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을 달성했다.
장성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와 곽상규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주석-납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와 양자점을 합쳐 태양전지 소자의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고 14일 밝혔다.
밴드갭은 전자가 존재하는 가장 바깥쪽 에너지 밴드와 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다음 에너지 밴드와의 사이를 말한다. 태양전지의 밴드갭이 넓은 경우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광자와 결합하지 못해 효율이 떨어진다. 태양전지의 낮은 밴드갭은 빛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주석-납 페로브스카이트는 밴드 사이 에너지 차이가 작아 근적외선까지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주석이 산화성과 반응성이 높아 표면 결함이 쉽게 발생한다. 또 전기장 안에서 전기현상을 일으키는 전하의 이동 거리가 짧아 전하를 안정적으로 추출하기 어려웠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유기물과 무기물이 섞여 있는 금속 산화물이다. 반도체와 부도체, 도체의 성질을 모두 가지는 물질을 발견한 러시아 광물학자 레프 페로브스키의 이름을 땄다. 실리콘 전지보다 간단하고 저렴한 화학반응으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딱딱하고 무거운 실리콘 전지와 달리 페로브스카이트는 용액 상태여서 플라스틱 필름에 바르면 휘어지는 전지가 된다.
연구팀은 주석-납 페로브스카이트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을 얇은 막으로 만들어 덮었다. 주석-납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양자점 소재를 덮으면 양자점 표면에 있는 '올레일 리간드'가 박막의 안정성을 높인다. 올레일 리간드는 페로브스카이트 입자를 보호하고 외부로부터의 수분 침투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빛 흡수 후 전하가 만들어지고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의 위치를 뜻하는 '에너지준위' 정렬 현상도 효율을 높인 원인이다. 주석-납 페로브스카이트와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의 소재가 달라 나타나는 특성 차이 덕분에 전하의 이동 거리가 늘었고, 더 많은 전하를 추출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의 효율은 지금까지 알려진 주석-납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중 최고인 23.74%다. 기존 방식으로 만들어진 저밴드갭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은 19%로 새로 만든 소자의 성능이 20% 높다.
장성연 교수는 "차세대 태양전지 핵심 분야로 연구되고 있는 양자점 기술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의 만남은 고효율 태양전지를 향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재료의 양자화를 통해 발생한 특성 변화를 활용한 연구 예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트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지난달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Advanced Energy Materials, DOI: https://doi.org/10.1002/aenm.202304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