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가 '세계 최초의 민간 달 착륙' 역사를 썼다. 이번 착륙은 민간 기업이 우주 탐사를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상징하는 동시에 기업들이 우주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번 임무에 참여한 미국 의류기업 컬럼비아가 누리는 광고 효과 덕분이다.
오디세우스의 극저온 추진탱크에는 우주의 극심한 온도 차이를 견디기 위한 특수 열 반사 필름이 코팅돼 있다. 이 코팅제는 컬럼비아가 개발한 단열 소재 '옴니-히트 인피니티(Omni-Heat Infinity)'로 외부에는 컬럼비아의 브랜드 로고도 함께 적혀 있다. 전 세계가 관심을 갖는 오디세우스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컬럼비아 브랜드가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구조다.
옴니-히트는 1964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마셜 우주센터에서 아폴로 달 탐사 프로그램을 위해 개발된 의류용 단열 소재다. 이후 컬럼비아에서 겨울철 아웃도어 의류에 적용해 상용화됐다. 당초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컬럼비아에 오디세우스의 개발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서 브랜드 로고 부착을 제안했다. 그러나 컬럼비아는 옴니-히트가 오디세우스의 성능 개선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소재 사용을 제안했다.
최근 민간 기업의 우주 개발이 늘면서 이를 겨냥한 광고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해 4월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의 하쿠토-R에는 일본 기업들의 로고가 붙었다. 일본항공·스즈키·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를 비롯한 기업이 당시 광고에 참여했다.
광고계에서는 발사체나 탐사선, 착륙선에 기업 로고를 붙이는 광고비가 수백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업들은 그보다 큰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우주 광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수익성이 낮은 우주 기업들의 개발비를 충당할 수 있게 돕는 만큼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캐나다의 우주 기업 GEC, 러시아 우주기업 아반트 스페이스, 스타트로켓 등은 우주 광고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광고용 위성을 이용해 기업들이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을 광고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