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의사가 원격으로 의료 로봇을 조종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수술하는 실험이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졌다. 심우주 탐사에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확립하는 데 첫걸음을 딛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소형 의료용 로봇 개발업체 버추얼 인시전(Virtual Incision·VIC)은 14일(현지 시각) 네브래스카대와 공동 개발한 의료용 로봇 '스페이스MIRA'로 ISS에서 원격 수술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MIRA는 1개의 카메라와 2개의 로봇팔로 구성됐다. 왼팔은 대상을 잡고, 오른팔은 조직을 자르는 역할을 한다. 무게는 0.9㎏, 크기는 전자레인지 정도다. VIC는 미 항공우주국(NASA)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스페이스MIRA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지난달 30일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ISS로 향했다.
VIC는 지상에서 원격 조종으로 통제센터에서 402㎞ 떨어진 ISS의 스페이스MIRA를 조종했다. 실험은 고무로 된 모의조직을 절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구에서 우주 로봇을 제어할 때 어려운 점은 신호를 수신하는 시간인데, 이번 실험에서는 신호 지연 시간이 0.85초로 기록됐다. VIC는 수술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설명했다.
미국 CNN은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장기 우주여행에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확립한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NASA가 추정하는 화성 왕복 여행 기간은 2년이다.
VIC의 창립자인 셰인 파리터(Shane Farritor) 네브래스카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장기간의 우주 비행은 다양한 방식으로 의료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제기할 것"이라며 "(이번 실험으로)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고 싶었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좋은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