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홍합과 누에고치로 만든 지혈제를 개발했다. 이 지혈제는 천연소재로 만들어 안전하면서도 혈액 응고 성능이 뛰어나 의료현장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형준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와 주계일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교수, 이종원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홍합과 누에고치에서 유래한 천연 단백질로 나노 섬유막 지혈제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 지혈제인 거즈와 의료용 밴드는 주로 피부 표면에만 사용한다. 거즈와 의료용 밴드의 문제는 사람이나 동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이 필요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또 지혈제 물질이 출혈 발생 부위에 안정적으로 붙지 않고, 외부 오염으로 발생하는 감염에 매우 약하다.
연구팀은 수중에서 조직접착력이 강한 홍합 접착단백질과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단백질을 활용해 접착지혈제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홍합 접착단백질의 표면에 메탄올 증기로 구조를 변형한 누에 실크단백질을 씌웠다. 나노 섬유막 형태로 변형된 실크단백질은 물과 섞이지 않은 소수성 특성을 가진다.
새로 개발한 지혈제는 홍합 접착단백질로 출혈 부위의 조직에 빠르게 붙는다. 실크단백질은 소수성을 띄기 때문에 박테리아와 같은 감염원이 포함된 수분 침투를 막는다. 연구팀은 두 단백질의 생체적합성과 생분해성이 우수해 혈액 응고와 감염 방어가 동시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형준 교수는 “자연에서 유래하고, 인체 내 분해가 가능한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다기능 국소 접착 지혈제의 우수한 지혈 성능을 확인했다”며 “실제로 환자 치료와 수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나노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지난달 7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Small, DOI: https://doi.org/10.1002/smll.202308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