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늘어나는 데이터 사용량을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는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 앞으로 성장할 6세대(6G) 이동통신에서 원천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백용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입체통신연구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24일 5·6세대 이동통신 기지국에 사용할 수 있는 광원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같은 콘텐츠가 늘면서 데이터 사용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많은 데이터 사용량을 감당하려면 데이터 처리 용량이 크고 저렴한 광모듈을 구현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와 데이터 전송용 초고속 광원 기술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터센터에는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변환하는 장치인 '광트랜시버'가 필요하다. 기존 데이터센터에서는 100Gbps의 광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전계흡수변조형 광원 소자가 주로 활용된다.
ETRI 연구진은 광신호 처리 속도를 224Gbps까지 늘린 전계흡수변조형 광원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24Gbps는 5GB 용량의 풀HD 영화를 1초에 5.6편을 보낼 수 있는 수준의 데이터 처리 속도다.
광결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광모드 변환기와 실시간으로 광원 소자의 출력을 측정할 수 있는 광검출기도 독자 개발했다. 두 기술은 광원 소자에 결합해 광결합 효율은 기존 50%에서 85%로 높이면서도 에너지 사용량은 줄였다. 별도의 광검출기를 사용하는 구조보다 제작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통신 기술에 대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자체 기술로 전계흡수변조형 광원 소자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라이트카운팅에 따르면, 전 세계 광트랜시버 시장규모는 2019년 60억 달러에서 2026년 180억 달러 규모로 세 배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다.
백 소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센터와 5·G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국내 광소자와 부품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