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트로보틱이 공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의 단열재가 흐트러진 모습. 이번 고장으로 페레그린은 임무에 실패하고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소각할 예정이다./애스트로보틱

미국 최초의 달 착륙선으로 지난 8일 발사된 '페레그린'이 지구로 추락하고 있다. 추진 계통 고장으로 임무 실패가 예상된 착륙선을 안전하게 소각하기 위해서다.

페레그린의 개발사 애스트로보틱은 14일(현지 시각) "페레그린이 조만간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할 예정"이라며 "현재 23만4000마일(약 38만㎞) 상공에서 재진입 중"이라고 밝혔다.

애스트로보틱은 "페레그린의 임무 완수에 있어서 최우선 과제는 우주 환경의 책임감 있는 보존"이라며 "우리는 페레그린의 고장이 인공위성과 지구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레그린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8일 오전 2시 18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로켓 벌컨 센타우어에 실려 발사됐다.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의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민간 기업을 통한 탑재체와 화물의 우주 수송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시험 발사의 성격이었다.

그러나 발사 후 추진 계통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연료가 누출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페레그린은 달 궤도에 진입해 서서히 돌면서 고도를 낮추고 연착륙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으나, 연료 부족으로 임무 실패가 기정사실화된 상태였다.

애스트로보틱은 나사와 협력을 통해 페레그린의 임무를 안전하게 종료할 방법을 찾았다. 그 결과 지구로 추락시켜 대기권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마찰열로 소각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애스트로보틱은 "우리는 페레그린의 수명을 연장하고 탑재체를 작동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과 고장난 우주선이 우주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했다"며 "현재 우주선의 궤적을 유지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페레그린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은 애스트로보틱과 나사가 함께 감시할 예정이다. 페레그린의 대기권 재진입이 지구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애스트로보틱은 주장하고 있다.

존 손턴 애스트로보틱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추진 체계의 이상을 발견한 직후 복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이번 임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줬으며 다음 임무가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