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LED는 높은 해상도와 수명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판도를 바꿀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나 생산 기술의 한계로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건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19일 대량의 마이크로LED 칩을 원하는 색상별로 전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LED는 머리카락 두께 수준인 10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무기물 LED 칩을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전기적, 광학적 성질이 우수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가령 수명이 길고 OLED의 최대 단점인 번인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스마트폰, TV 같은 전자제품은 물론 광 기반 의료기기, 신축성 디스플레이 같은 차세대 제품에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LED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대량 생산하려면 성장 기판에서 만든 대량의 마이크로LED 칩을 디스플레이 기판의 정확한 위치에 옮기는 '전사 공정'이 가장 중요하다. 마이크로 LED는 갈륨비소(GaAs), 사파이어, 실리콘 같은 일부 기판에서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접착제를 사용해 직접 하나씩 칩을 붙여야 하는 만큼 오차가 발생하거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KAIST 연구진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이저 유도 에칭(LIE)' 기술을 활용해 유리 기판에 미세 통로를 만들었다. 레이저 유도 에칭은 물질의 특성에 따라 표면을 깎아내는 기술이다. 미세 통로는 진공관과 연결해 흡입력으로 마이크로LED를 기판에 전사했다.
빨강색, 파란색, 초록색 등 3가지 색상의 마이크로LED 칩을 정확한 위치에 전사하기 위해서는 진공 통로의 형태를 이용했다. 3가지 색상의 마이크로LED 칩을 각각 오각형, 원형, 별 모양으로 칩을 만들고 기판에도 통로를 같은 모양으로 만들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공정을 사용했을 때는 기존 기술보다 1000배 높은 접착력을 나타냈다. 평균 전사 수율도 98.06%를 달성했다. 마이크로LED 칩의 색상에 따른 진공 채널의 진공을 조절해 원하는 색상을 선택적으로 전사하는 것도 가능했다.
유연한 폴리이미드, 사람의 피부, 종이나 나뭇잎처럼 다양한 기판 위에서도 다양한 배열로 마이크로LED 칩을 전사해 유연한 소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공정 기술을 활용하면 마이크로LED의 생산 단가를 낮추고 제품 양산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마이크로LED 시장에서 높은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중저가 마이크로 LED 제품 양산화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이 기대된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광-바이오 융합형 미용 면발광 패치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달 26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433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