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인 친환경 양자점(量子點·Quantum dots) 분야에서의 특허 출원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은 전 세계 친환경 양자점 관련 특허 점유율이 35%를 넘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허청은 2012~2021년 기준 한국은 '고효율 친환경 청색 양자점'에 대한 특허 출원이 419건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3일 밝혔다. 같은 기간 청색 양자점 특허 출원 증가율도 연평균 51.3%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점은 크기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2~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광안정성과 밝기, 소비전력이 우수해 디스플레이와 바이오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올해 노벨 화학상도 양자점을 발견하고 상용화하는 데 기여한 화학자들에게 돌아가 양자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버츄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양자점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2년 40억 달러(5조2000억원)에서 연평균 12.4%씩 성장해 2030년 101억8000만 달러(13조22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유럽연합(EU)에서 전자제품에 유해 물질 사용을 금지한 만큼, 친환경 양자점 소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중 고효율 친환경 청색 양자점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요한 소재로 꼽힌다.
특허청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특허 주요국에 출원된 고효율 친환경 청색 양자점 출원 건수는 2021년 118건으로, 2012년(13건)보다 9배 넘게 늘었다. 특히 10년간 출원된 881건 중 2017~2021년에 후기 5년간 출원된 특허가 85.3%(752건)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419건(47.6%)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이어 중국 231건(26.2%), 미국 127건(14.4%), 일본 51건(5.8%), 유럽 46건(5.2%) 순이다. 한국은 청색 양자점 관련 특허 출원이 연평균 51.3%씩 늘어 가장 빠른 개발속도를 보였다. 뒤를 이은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40.3%다.
주요 출원인으로는 삼성전자(005930)가 288건(32.7%)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청색 양자점 특허를 출원했다. 이어 중국 TCL 130건(14.8%), 미국 나노시스 94건(10.7%), 삼성디스플레이 36건(4.1%) 순이다.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합치면 청색 양자점 분야에서 특허 점유율이 36.8%에 달한다. 이외에 한국의 홍익대(13건)와 동우화인켐(11건)이 전 세계 10위권에 들었다.
특허청은 고효율 친환경 청색 양자점을 출원인 수와 출원 건수 변화로 분석했을 때 특허기술 성장단계 중 2단계인 '성장'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허기술 성장단계는 1단계 '태동'과 2단계 '성장', 3단계 '성숙', 4단계 '쇠퇴', 5단계 '회복'으로 구분된다.
허영한 특허청 반도체소재심사팀장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고효율 친환경 청색 양자점에 대한 질 좋은 특허 획득이 중요하다"며 "한국 기업이 고효율 친환경 디스플레이용 신소재를 개발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고품질의 심사와 특허 정보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