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실 특허청장(왼쪽 다섯 번째)이 30일 부산시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제31차 한·일 특허청장 회의에 참석해 하마노 코이치 일본 특허청장(왼쪽 네 번째),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특허청

한국과 일본, 중국 특허청장이 4년 만에 만났다. 세 나라는 그동안의 지식재산(IP) 분야 협력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최근 IP 업계에서 중요하게 논의되는 인공지능(AI)의 발명과 관련한 정보도 나눴다.

특허청은 30일 오후 3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제23차 한·일·중 특허청장 회의를 개최했다. 일본과의 특허청장 회의는 6개월 전 열렸지만, 중국이 포함된 한·일·중 특허청장 회의는 4년 만이다.

한·일·중 특허청장 회의는 IP 주요국인 아시아 국가가 모여 특허심사 정보 교환과 국제규범 형성을 목표로 2001년부터 개최됐다. 상표와 디자인, 심판, 교육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해 세 나라의 지식재산 제도가 균형 있게 발전하는 게 목적이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이날 오전 션창위 중국 국가지식산권국 청장과 만나 기업 대상 지식재산권 법·제도 교육 확대와 연락관 상호파견 재개, 상표심판 협력체계 구축을 합의했다. 특허청은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IP 분야에서 효과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6개월~1년 단위로 13명, 중국은 3~6개월 단위로 27의 연락관을 파견해 현지에서 각국 기업을 지원한다.

이 청장은 또 하마노 코이치 일본 특허청장을 만나 올해 5월 이후 가동한 실무협의체의 협력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두 청장은 AI와 녹색기술, 국제 동향 등 기술 발전에 따른 문제를 논의하는 전문가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한국 특허청은 일본의 특허·실용신안 데이터를 받아 한국기업과 연구기관이 일본에서의 선행기술 검색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한국 특허청은 한·일·중 특허청장 회의에서 AI 발명자성과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앞서 특허청은 이달 14일 일반인과 변리사,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전문가의 66%가 AI의 발명자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과 중국 특허청은 설문조사와 관련된 최근 AI 발명 동향을 공유할 것을 요청했다.

이인실 청장은 “4년 만에 한국이 주도해 특허청장 회의를 개최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과 일본, 중국의 협력을 신기술 분야로 확대해 질적인 측면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