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들이 스타트업과 벌이던 기술분쟁을 중단했다. ‘위기의 카카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면초가에 몰려 있던 카카오가 먼저 스타트업과의 상생에 나서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특허청은 21일 오후 국회에서 ‘대기업-스타트업 상생협약식’을 개최했다. 국민의힘 중소기업 위원장인 한무경 의원이 주관한 행사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성원 산업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 김시형 특허청 차장,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기업은 대기업 3곳과 스타트업 3곳이다. 농협경제지주와 키우소, 카카오헬스케어와 닥터다이어리, 카카오VX와 스마트스코어 등 기술 분쟁을 벌이던 기업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다. 특히 카카오 계열사가 두 곳이나 협약식에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카카오헬스케어와 닥터다이어리는 혈당관리 플랫폼을 놓고 기술분쟁을 벌였고, 카카오VX와 스마트스코어는 골프 데이터 플랫폼을 놓고 다투고 있었다. 닥터다이어리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브레인의 투자·협업 요청을 받고 기술자료를 제공했지만, 협상이 결렬됐고 관련된 임원이 카카오헬스케어로 자리를 옮긴 뒤 동일 서비스를 개발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골프 IT 솔루션기업인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자신들의 영업 기술을 무단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 모두 카카오 계열사와 치열한 기술 분쟁을 벌였지만, 이번에 특허청과 국회의 중재를 받아들이면서 분쟁이 일단락됐다. 관련 소송 등을 중단하고, 카카오헬스케어는 혈당관리 서비스 출시를 미루기로 했다. 또 헬스케어 스타트업 연구개발 지원 목적의 동반성장기금을 출연한다. 카카오VX도 법적 분쟁을 끝내고 관제 솔루션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김시형 특허청 차장은 “이번 사례는 기업 간 기술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 발짝씩 양보해, 상생협력을 통해 신속히 분쟁을 마무리한 우수 사례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면서 “특허청은 기업들이 다양한 기술분쟁을 신속·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특허청의 기술전문성과 분쟁해결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