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인공지능(AI)을 발명자나 특허권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는 여전히 발명 파트너나 단순 도구에 그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했다.
특허청은 'AI가 발명자가 될 수 있는가'라는 논쟁을 두고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특허청 누리집에 공개한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미국 AI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 자신이 개발한 AI '다부스(DABUS)'로 한국에 특허를 출원했지만, 특허청으로부터 거절당해 현재 소송 중이다. 특허청은 적극 행정을 실현한다는 취지로 올해 7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일반인용'과 AI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문가용'으로 구분됐다. 일반인은 1204명, 전문가는 292명으로 총 1496명이 참여했다. 일반인용에는 20~30대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전문가용은 변리사 이외에 대기업·공공연구기관 연구원이 전체의 33.6%로 나타났다
일반인과 전문가 설문에서 AI는 모두 사람의 발명을 돕는 역할로 인식됐다. AI가 발명에 어느 수준으로 기여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 일반인은 70%가 '발명 파트너'라고 답했고, 전문가들은 발명가를 보조하는 '단순 도구'에 불과하다고 대답했다. 챗GPT(ChatGPT) 이후 일반인은 AI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느꼈지만, 전문가들은 보완할 부분이 많다고 봤다.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 AI를 발명자나 특허권자로 인정하는 질문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발명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응답은 60.8%였고, 특허권자 인정에 반대하는 응답은 75.6%였다. 만약 AI가 발명에 기여한 것을 인정해야 하고 특허권을 부여한다면 AI 사용자가 특허권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AI가 발명에 기여한 특허는 20년인 현행 보호 기간보다 짧게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반인 75%, 전문가 65%를 차지했다. AI가 짧은 시간에 많은 발명을 할 수 있어 사람의 창작영역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이달 말에 있을 한·중·일 특허청장 회의에서 발표된다.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지식재산권 주요 5개국 회의에서도 안건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정보통신 강국인 만큼 AI 기술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이번 대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허청은 AI 관련 특허제도 논의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국제적으로 조화된 특허제도를 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