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수나 의족이 실제 손이나 발처럼 감각까지 전달하는 길이 열렸다. 사람의 실제 손발처럼 자연스러운 의수족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는 11일(현지 시각) 새로운 의족과 의수를 개발한 두 사례를 소개했다. 실제 팔다리처럼 감각을 느낄 수 있어 사용자의 활동을 개선할 뿐 아니라 절단 부위의 통증까지 낮출 수 있게 됐다.
하미드 차르카르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생의학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신경 감각을 재현해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돕는 의족을 개발했다. 걷는 과정에서 발이 느끼는 촉각과 압력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신경 감지 전극 기반 프레임워크'를 적용한 결과물이다. 연구진은 하지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착용하는 보철물에 신경 감지 기능을 더했다. 그리고 환자의 경골(정강이뼈)에 신경 전극을 이식한 뒤 이를 환자의 의족과 연결했다. 그 결과 의족 사용자가 러닝머신 위를 걸을 때 의족의 발뒤꿈치나 발가락이 지면에 닿는지 감지할 수 있었다.
이어 다리 절단 환자 3명에게 의족을 착용한 뒤 러닝머신 위를 걷도록 했다. 사용자는 러닝머신의 속도 증가는 물론 지형의 비대칭도 금방 감지할 수 있었다. 의족이 보행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 안정적으로, 잘 걷는 데 도움을 준 셈이다. 연구진은 의족에서 전달하는 감각을 기반으로 절단 환자의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사용자의 신경은 물론 근골격계와 상호작용하는 의수(Bionic hand)도 나왔다. 맥스 오르티즈 카탈란 스웨덴 찰머스공과대 생체공학 연구소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팔꿈치 아래가 절단된 환자를 위한 의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3년 전 사용자의 손 역할을 대신할 보철물의 전극을 전기 근육 수술을 거쳐 한 환자의 절단된 신경에 연결했다. 그리고 전극과 신경 뉴런 사이의 양방향 통신을 강화하기 위한 티타늄 임플란트도 장치해 의수의 성능을 높였다. 의수 사용자는 현재까지 안전하게 의수를 사용하고 있다.
해당 의수를 사용한 환자는 다른 제품과 비교해 의수의 민첩성, 신뢰성, 기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 절단된 팔이나 다리가 아직 있는 것처럼 그곳에 통증이 느껴지는 '헛팔통증' 또는 '환상지 통증'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지 절단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환상지 통증 강도는 5에서 3으로 줄었고, 절단 부위에서 느껴지는 '절단 통증'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생체 공학 분야에서 '성배'라 불리는 자연스럽고 제어가 편리한 보철물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며 "직관적이고 동시적이며 손쉬운 제어가 가능한 의수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Science Robotics(2023), DOI: http://dx.doi.org/10.1126/scirobotics.adf8997
Science Robotics(2023), DOI: https://dx.doi.org/10.1126/scirobotics.adf7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