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장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김민식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 김상식 경북대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 조용민 명지대 화학공학과 교수, 김지훈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 노명현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반연희 강원대 분자생명과학과 교수가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한국생물공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송복규 기자

스마트폰에 현미경을 달아 공기 중 유해물질이나 바이러스를 검출하고, 대기오염의 원인인 일산화질소로 항암제를 만든다. 돌연변이 효소를 만들어 생분해가 가능한 폴리우레탄을 개발하고, 쥐나 포유류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시험 대신 '예쁜 꼬마선충'으로 전임상 시험을 진행한다.

한국의 생물공학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연구자들이 밝힌 연구 청사진이다.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한국생물공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는 임용된 지 1년이 되지 않은 신진연구자들이 자신들의 연구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연구자는 김민식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와 김상식 경북대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 김지훈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 노명현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반연희 강원대 분자생명과학과 교수, 조용민 명지대 화학공학과 교수, 조장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다.

김상식 교수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쉽게 진료·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침이나 칩에 흡착된 바이러스과 유해물질과 같은 특정 입자가 형광 띠게 하고, 이를 현미경이 부착된 스마트폰 카메라로 검출할 수 있다. 김상식 교수는 "검출 시간은 30분 미만 정도고 비용도 기존 기술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바이러스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성비나 담배에 포함된 일산화질소로 항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하는 신진연구자도 있다. 김지훈 교수는 일산화질소 전달체와 면역관문억제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암이 효과적으로 치료된다는 내용의 논문을 지난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에 공개했다. 김지훈 교수가 개발하는 일산화질소 전달체는 미국 조지아 주정부와 함께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김지훈 교수는 "일산화질소는 이미 협심증이나 발기부전 치료제로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잘 전달만 하면 암세포도 죽일 수 있다"며 "일산화질소는 암세포를 죽이고, 키우는 성질을 모두 가졌는데 면역관문억제제와 함께 사용하면 암세포를 키우는 성질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민식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 김상식 경북대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 조용민 명지대 화학공학과 교수, 김지훈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 노명현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반연희 강원대 분자생명과학과 교수가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한국생물공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송복규 기자

노명현 선임연구원은 대사공학을 이용해 생분해되는 폴리우레탄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대장균과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가스인 아세트산을 결합해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이타콘산'을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노명현 선임연구원은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보다 더 좋은 물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김민식 교수는 장내 미생물 군집을 분석하고, 돼지 분뇨를 미세조류로 처리해 병원균을 감소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용민 교수는 점차 의무가 폐지되는 동물 시험을 대체하기 위해 선충을 이용해 전임상 시험을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엘렉스랩'이라는 벤처기업을 만들었다. 반연희 교수는 항생제 성분인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생합성 과정을 밝혀 항생제 내성으로 발생하는 슈퍼 박테리아를 막고, 조장환 교수는 면역세포치료제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신진연구자들은 도전적인 연구와 괄목할만한 성과로 생물공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용민 교수는 "신진연구자들이 열심히 연구해야 생물공학의 대중화도 가능하고,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사회적 발전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반연희 교수는 "연구자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좋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비용적 투자가 적어도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성과를 보여준 만큼, 앞으로도 연구자들이 노력해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