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인간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AI)이 만든 창작물에 저작권이 없다는 판결을 내놨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베릴 하웰 미국 워싱턴DC 지방법원 판사가 최근 AI가 만든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거부한 미국 저작권청(USCO)의 결정이 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의 AI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 이매지네이션엔진스 대표가 제기한 소송의 결과다. 테일러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AI '다부스(DABUS)'가 창작한 이미지가 미국 저작권청으로부터 저작권 등록을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테일러 대표는 지난해 12월 다부스의 발명품에 대해 특허출원 무효처분을 한 한국 특허청을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테일러 대표는 2018년 인간의 개입 없이 AI로 만든 이미지 'A Recent Entrance to Paradise'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저작권청은 지난해 창작물의 저작권이 인정받기 위해선 인간 저자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저작권 등록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저작권청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웰 판사는 "인간의 저작이 수 세기에 걸친 이해에 기초한 저작권의 기본 요건"이라며 "사람의 창의성이 개입한 작품이어야 저작권을 가질 수 있다"며 설명했다.
다만 하웰 판사는 AI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언급했다. 그는 "예술가가 AI를 도구로 사용하면서 저작권법이 새로운 국면에 접근하고 있다"며 "AI가 만든 창작물에 저작권을 부여하기 위해 사람의 개입이 얼마나 필요한지 따져보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라고 했다.
테일러 대표 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