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 연구팀이 테프론(Teflon)과 흑연을 반응시켜 불화탄소(Fluorinated carbon)를 안전하고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리튬 이온 배터리 음극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불화탄소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불소가스와 불산 같은 화합물은 높은 반응성과 부식성 때문에 매우 위험한 화합물로 꼽힌다. 이에 연구팀은 안전하고 손쉽게 불소화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프라이팬의 코팅제로도 쓰이는 테프론은 대기 중에서 안정적이고 먹어도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화합물이다. 다만 화학적으로 안정해서 일반적으로 반응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테프론이 버틸 수 있는 힘보다 더 강한 에너지를 받으면 분자의 사슬이 끊어지면서 라디칼(radical) 형성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라디칼 형성반응은 분자나 원자의 전자가 홀전자를 가진 형태로 반응성이 크게 증가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분자복합체가 흑연과 반응해 표면과 가장자리에 붙게 되면서 불화탄소가 만들어지는 것을 연구팀이 증명한 것이다.
이렇게 제조된 불화탄소는 흑연보다 우수한 저장용량과 전기화학적인 안정성을 보였다. 50mA/g의 저속 충전 시 2.5배 높은 저장용량(951.6mAh/g)을 나타냈고, 1만0000mA/g의 높은 충전 속도에서는 흑연보다 10배까지 높은 저장용량(329mAh/g)이 나타났다.
논문의 제1저자인 장부재 연구원은 "불화탄소는 이차전지 뿐 아니라 다양한 전자기기의 전극재료에도 응용 가능해 안전하고 손쉽게 대용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백종범 교수는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재료들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할 수 있는 연구였다"며 "기계화학적 합성법은 최근 사이언스에서도 이슈가 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이다. 고체상 반응에 대한 원리를 잘 규명한다면 기존에는 만들지 못했던 새로운 소재들을 개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참고자료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DOI : https://doi.org/10.1002/adfm.202306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