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생물을 이용해 대체육과 천연색소, 영양제 등을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경록 생물공정연구센터 연구교수와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이 '식품·화장품 생산을 위한 미생물의 시스템 대사공학' 논문을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기존 화학산업을 대체할 바이오산업의 핵심인 미생물 세포공장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이상엽 교수가 개척한 연구 분야다.
세계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로 식량 생산성 감소와 식량 공급망 파괴는 영양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친환경 고품질 식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생물을 이용한 식량 문제 해결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미생물의 유전자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원하는 생명체를 설계한 뒤 유용한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앞서 연구팀은 시스템 대사공학으로 대체육 풍미와 색감을 향상하는 천연물질 '헴철(Heme)'과 '아연-프로토포르피린 IX(Zinc Protoporphyrin IX)', 식품과 화장품에 활용될 수 있는 천연 색소 '라이코펜(Lycopene)'과 '베타카로틴(β-carotene)' 등을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각종 식품과 화장품에 활용할 수 있는 화합물과 첨가물을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사례와 미생물 유래 물질을 제품화해 공급하는 전 세계 기업을 총망라한 것이다. 또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성을 갖춘 산업용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에 필요한 시스템 대사공학 전략을 정리해 제시했다.
연구팀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동물의 사료로 이용되거나 비료로 이용되는 단백질이나 아미노산을 생산해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식량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체육 개발로 동물 단백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농수산물 생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특히 피부 미용에 도움을 주지만 닭 볏이나 소의 눈에서 추출하는 하이알루론산, 생선 간 등에서 추출하는 오메가-3도 미생물을 이용하면 윤리적 문제 없이 생산할 수 있다.
최경록 교수는 "카카오 콩을 발효시켜 얻는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버터와 미생물 발효로 생산하는 조미료 글루탐산나트륨처럼 이미 미생물은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라며 "향후 미생물 세포공장을 통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한 다양한 종류의 식품과 화장품을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제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명공학 리뷰(Nature Reviews Bioengineering)'에 지난달 27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Nature Reviews Bioengineering, DOI: https://doi.org/10.1038/s44222-023-00076-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