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규명한 '산화바륨 조촉매-루테늄 촉매' 원리 모식도. /KAIST

수소 경제의 주축인 암모니아의 생산량을 10배 이상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민기 생명공학과 교수와 김형준 화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알칼리·알칼리 토금속 조촉매'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해 저온·저압 조건에서도 높은 암모니아 합성 활성을 갖는 고성능 촉매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암모니아는 높은 수소 저장 용량과 운송 편의성으로 수소 경제를 위한 수소 운반체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암모니아는 화석 연료에서 생산한 수소와 공기의 질소를 고온·고압에서 반응시켜 생산돼 많은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 에너지 소모가 극심하다. 저온·저압에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암모니아 친환경 공정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이유다.

기존 암모니아 저온·저압 합성에는 주로 활성이 우수한 루테늄 촉매가 사용됐지만, 수소 '피독(Poisoning) 현상'으로 질소 활성화가 억제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산화바륨이나 산화 세슘 등의 알칼리·알칼리 토금속 조촉매를 도입해 활성을 높이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조촉매는 적은 양을 첨가해 촉매 작용을 증대하는 물질을 의미한다. 다만 여전히 조촉매와 촉매 계면 구조를 정확히 분석한 사례가 없어 작용 원리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산화마그네슘 촉매 지지체 위 산화바륨 조촉매와 루테늄 촉매의 계면 구조가 체계적으로 조절되는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연구에서 사용하지 않은 다양한 계면 분석법과 계산을 병행해 촉매를 분석한 결과, 산화바륨의 촉매 활성 증진 효과가 루테늄 위에 수소가 흡착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 분자가 루테늄 촉매 입자 위에 흡착되고 분해되면 이때 발생한 수소 원자가 산화바륨과 루테늄 계면에서 다시 양성자와 전자로 분해됐다. 생성된 전자는 루테늄 촉매 입자에 축적돼 전자 밀도를 크게 높인다. 전자가 풍부해진 루테늄 입자는 암모니아 합성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인 질소 분자의 분해를 가속하고, 기존 촉매보다 저온·저압 조건에서도 암모니아 생산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조촉매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팀은 '산화바륨 조촉매-루테늄 촉매' 계면 형성이 극대화된 촉매를 새로 설계했다. 새로운 촉매는 기존 촉매보다 10배 높은 수준의 암모니아 합성량을 보였고, 100시간 동안 성능 저하 없이 암모니아를 생산했다. 경제적인 촉매 전구체도 사용하면서 단순한 공정으로 합성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도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민기 교수는 "알칼리·알칼리 토금속 조촉매의 작동 메커니즘은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 없는 새로운 개념"이라며 "고성능 저온·저압 암모니아 합성 촉매 개발은 암모니아 생산의 경제성을 증진하고,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달 15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 자료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DOI: https://doi.org/10.1021/jacs.3c02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