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 임무 성공의 기준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NEXTSAT-2)가 지상국과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큐브위성 3기가 아직 수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정부는 누리호 3차 발사에 대해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 탑재 위성의 교신 상태에 대해 발표했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국장)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지상국 교신이 성공했다"며 "앞으로 나머지 위성들의 교신과 임무 수행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발사 직후인 25일 오후 7시 7분에 남극 세종기지에서 최초로 위성신호를 수신했다. 이후 오후 7시 58분에 대전 지상국을 통한 초기 교신에도 성공했고, 이틀째인 오늘 새벽 대전과 해외 지상국을 통해 일곱 차례에 걸쳐 추가 교신이 이뤄졌다.
오늘 교신에서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원격검침정보를 수신했고, 위성자세가 정상적으로 태양을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진행됐다. 위성의 통신계 송수신 기능과 명령·데이터처리계 기능, 전력계의 태양전지판 전력생성 기능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고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걸 확인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 관계자는 "태양전지판에서 안정적으로 생성된 약 256W의 전력을 통해 위성 배터리가 만충전 상태를 유지하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7일간 위성 상태를 계속 점검하면서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자세를 안정화할 계획이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본격적인 임무 수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우선 영상 레이다 안테나를 전개하고, 향후 3개월간 초기 운영을 거쳐 탑재체 점검도 진행한다. 모든 준비 작업이 마무리되면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향후 2년간 태양동기궤도를 하루에 15바퀴씩 돌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합성개구레이더(SAR)를 이용해 지구를 관측하는 것이다. 기존에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방식 대신 레이더를 이용해 날씨나 시간에 상관없이 지구를 관측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상용화된 기술로 국방이나 기상 관측 등에서 활용도가 클 전망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우리별 1호부터 30여년간 축적해온 소형위성 개발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큐브위성 7기와의 교신도 진행 중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제작한 '도요샛' 4기 가운데 1호기(가람)와 2호기(나래)는 정상적으로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가람은 어제 오후 8시 3분에, 나래는 오늘 오전 6시 40분에 위성신호를 수신했다.
다만 3호기(다솔)와 4호기(라온)는 아직 정상적인 위성신호 수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3호기는 사출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다. 도요샛은 2기만으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과기정통부는 3호기와 4호기와도 계속해서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도요샛은 4기의 위성을 이용해 횡대, 종대, 편대 비행을 하도록 설계했지만, 2기만으로도 우주 날씨를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대형 위성이 아닌 저비용으로 제작하는 큐브위성으로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이 만든 3기의 큐브위성 중 2기는 정상적으로 위성 신호를 수신했다. 루미르의 'LUMIR-T1′은 어제 오후 7시 53분에,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는 어제 오후 11시 7분에 위성신호 수신과 교신이 이뤄졌다. 져스텍의 'JAC'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위성신호 수신과 교신 시도를 할 예정이다.
조선학 국장은 "우리가 우주산업과 우주 개발의 역사가 짧지만 이런 정도의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건 연구기관과 산업체가 끊임없이 치열하게 노력하면서 과학기술적인 역량이 축적됐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의 기대에 걸맞게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