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잉크를 이용하여 형성시킨 디지털 지문을 형성화한 모식도. /KAIST

국내 연구진이 연어의 디옥시리보핵산(DNA)을 이용해 위조방지 기능을 갖춘 보안 잉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윤동기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연성 소재 조립의 무작위성을 이용해 복제가 불가능한 보안 인증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윤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액정물질을 이용한 방법과 연어에서 추출한 DNA를 이용한 방법 등 두 가지다.

우선 연어에서 추출한 DNA를 이용한 방법은 DNA를 물에 녹여 붓으로 바르는 방식이다. 연어의 DNA를 녹여서 붓에 바르면 좌굴 불안정성(Buckling instability)이 발생한다. 얼룩말의 무늬처럼 무작위 패턴이 만들어지는 건데, 이때 무작위 패턴이 지문의 특징인 능선 끝(Ridge Ending)과 분기점(Bifurcation)을 가지고 있어 보안 인증에 쓸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에 널리 쓰이는 지문 인식 기술을 이 패턴에 적용해 인공지능처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어의 DNA를 쓰는 방식은 붓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고, 다양한 색을 혼입할 수 있어 새로운 보안 잉크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방법은 액정물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액정물질이 패턴 기판 속에 갇혀있을 때, 자발적으로 구조체의 대칭 파괴가 발생해 미로와 같은 구조체가 형성되는 걸 이용했다. 오른쪽으로 트인 구조를 0(파랑), 왼쪽으로 트인 구조를 1(빨강)으로 정의해 이를 지문처럼 쓸 수 있는 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두 가지 보안기술은 간단한 유기 물질을 사용해 공정이 간단하고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윤동기 교수는 "이번 연구들은 자기조립 시 발생하는 자연의 무작위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제조자조차 복제할 수 없는 인간의 지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패턴을 제작한 것ˮ이라며 "이런 아이디어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무작위성을 보안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의 초석이 될 수 있다ˮ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모두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지난 5일과 6일에 게재됐다.

참고자료

Advanced Materials, DOI : https://doi.org/10.1002/adma.202303077

Advanced Materials, DOI : https://doi.org/10.1002/adma.20230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