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해 6월 2차 발사 당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첫 실용위성을 싣고 우주로 향하는 누리호는 23일 발사대로 옮겨져 최종 점검을 받는다. 누리호가 향후 국내 위성 발사 수요를 책임지는 만큼, 이번 3차 발사는 매우 중요하다.

발사를 하루 앞두고 누리호는 어떤 하루를 보낼까.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정도부터 발사대로 이송을 시작한다. 총조립을 진행한 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거리는 1.8㎞ 정도. 성인이 천천히 걸어도 몇 십분이면 충분하지만, 누리호는 시속 1.5㎞의 속도로 천천히 이송된다. 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는 경사진 도로를 따라 이동해야 하는데, 정밀 부품의 총집합 같은 누리호에 작은 충격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누리호를 이송하는 차량은 무인특수이동차(트랜스포터)다. 40개의 대형 바퀴가 달린 두 대의 트랜스포터를 동시에 작동해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기립 작업을 거친다. 누리호는 종합조립동부터 이송 과정 내내 수평으로 눕혀진 채다. 처음으로 하늘을 향해 기립하는 곳이 바로 발사대다. 발사장 바닥의 유압 실린더로 누리호를 기립하는 작업이 1시간 조금 안 되게 진행된다.

기립이 끝나면 누리호에 엄빌리컬(umbilical·탯줄)을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엄빌리컬은 누리호에 전기와 추진제를 공급하는 장치다. 누리호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는 의미에서 '탯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각종 지상 장비와 누리호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이 엄빌리컬이다. 누리호가 발사되는 순간 탯줄을 자르듯 엄빌리컬을 정교하게 분리하는 것도 어려운 기술이다. 나로호 발사 때까지는 엄빌리컬 없이 발사체 아래에서 전기와 추진제를 공급했다.

누리호에 대한 전기 계통 점검도 진행된다. 지난해 2차 발사가 연기됐던 것도 전기 계통 검사 때 센서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누리호가 발사대에 기립한 이후에도 언제든지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모든 과정이 문제 없이 진행되면 이날 오후 8시 30분쯤 제2차 발사관리위원회가 열린다. 기상 상황을 점검하고, 발사준비 상황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발사 당일인 24일은 연료와 전기 계통을 중심으로 종합 점검으로 시작된다. 점검 후 발사 4시간 전부터 연료 케로신(등유)과 산화제 주입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연료 주입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면 발사 10분 전부터 발사자동운용(PLO)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누리호가 정말 이륙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다.

항우연이 계획한 발사 시간은 24일 오후 6시 24분이다. 발사 준비 과정에 따라 발사 시간은 전후 30분 정도 조정될 수 있다. 정확한 발사 시간은 당일 오후 2시에 발표된다.

그래픽=정서희

3차 발사는 1·2차 발사처럼 낮 시간대 발사가 아닌, 오후 6시 저녁 시간대에 이륙하는 '황혼 발사'다. 태양 전지를 사용하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태양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여명-황혼궤도'에 올라가기 위해서다.

누리호의 비행시간은 총 18분 58초다. 누리호는 발사 후 2분 5초가 지나면 고도 64.5㎞에서 1단을, 3분 54초 후에는 고도 204㎞에서 위성을 보호하는 페어링이 분리된다. 발사 4분 32초 뒤에는 고도 258㎞에서 2단이 분리돼 3단 엔진 가동이 시작된다.

이륙 후 13분 3초가 지나면 누리호는 태양동기궤도인 고도 550㎞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누리호만의 임무가 시작된다. 탑재한 위성을 사출하는 것이다. 이번 발사는 성능검증위성을 사용한 2차 발사와 달리, 발사체에서 위성을 직접 사출한다. 탑재된 위성은 총 8기로, 차세대소형위성 2호로 시작해 20초 간격으로 내보낸다. 위성 사출에 소요되는 시간은 총 2분 40초다.

누리호는 비행 안전을 위해 170도 발사 방위각을 따라 남쪽으로 비행한다. 한국은 서쪽으로는 중국, 동쪽으로는 일본이 있어 영공 침범을 하지 않기 위해 남쪽으로 로켓을 발사해야 한다. 누리호 1단은 전남 고흥에서 430㎞ 떨어진 일본 큐슈 서쪽에, 2단은 2804㎞ 떨어진 필리핀 동쪽 해역에 낙하한다. 모든 임무를 마친 누리호 3단은 궤도를 돌다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해 불타 사라진다.

항우연은 누리호가 발사된 뒤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누리호가 계획한 대로 비행하는지 추적해야 한다. 누리호 추적은 나로우주센터와 제주추적소에 설치된 레이더와 텔레메트리(원격자료 수신 장비)로 운용된다. 추적레이더는 최대 3000㎞까지, 텔레메트리는 최대 2000㎞까지 누리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후반부 비행은 항우연이 남태평양 도서 국가 팔라우에 구축한 추적소에서 담당한다.

그래픽=정서희

최종 발사 성공 여부는 24일 오후 7시 50분 발표된다. 누리호의 주요 임무는 초속 약 7.6㎞로 움직이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이후 나머지 7기 위성도 궤도에 정상적으로 안착하면 부차 임무의 성공 여부까지 알 수 있다.

3차 발사가 최종 성공하게 되면 누리호는 우주 기술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도를 확보하게 된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발사체는 신뢰도가 가장 중요하고, 한두 번 발사해서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반복적인 발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3차 발사는 실용위성을 실어 발사해 잘 개발된 발사체인지 검증하고 신뢰도를 쌓아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