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이 수소 저장시설 지하화를 위한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건설연 수소인프라클러스터 연구팀은 수소 저장시설의 지하화에 필요한 지상-지하 입체화 방호구조 안전성 설계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소 공급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수소 인수기지, 수소공급 허브스테이션, 수소 거점기지 등 대용량의 수소 공급을 위한 핵심시설이 도심에 건설돼야 한다.

하지만 수소는 가연범위가 4~75%에 달할 정도로 넓어 폭발 위험을 안고 있다. 수소 공급시설 확충을 위해서는 저장시설의 안전성과 수용성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지하화 설계기술을 적용한 수소 저장시설(왼쪽)과 그렇지 않은 저장시설의 폭발 실험 결과를 비교한 모습. 지하화 설계기술이 적용된 쪽이 훨씬 폭발 사고의 피해가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건설연

건설연 연구팀은 수소 저장시설을 지하화할 수 있는 방호구조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지하 깊이별 조건에 따라 방호구조 두께를 다르게 해서 적정 기본하중 설계를 맞춘 게 특징이다. 폭발 사고에 견딜 수 있는 방호재료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이 공간 절약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에 설치할 경우 지상에 비해 30% 이상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전 설계를 통해 시설의 종합 위험도도 50% 이상 낮췄다.

누출 상황이 발생하면 수소를 긴급 배출하는 환기제어시스템도 적용됐다. 폭발압력을 70% 이상 낮출 수 있는 폭발 방산구도 적용됐다. 폭발 방산구는 낮은 폭발압력에도 쉽게 부서져 구조물 내부의 압력이 밖으로 방출될 수 있도록 설계되는 문, 창문, 패널 등을 말한다. 폭발 방산구가 없으면 폭발 시 내부 압력이 급속도로 상승해 내부 설비 등이 크게 손상을 받게 된다.

건설연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2026년까지 2단계 사업을 통해 현장에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지하공간은 그 자체로 방호기능을 가지며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수소 저장시설의 지하화 설계기술 개발을 통해 주민 수용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