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남태평양 훙가 통가 화산 대폭발 당시 폭 약 5㎞의 해저 칼데라가 분화와 거의 동시에 평균 약 1㎞ 수직으로 내려앉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극지연구소는 통가 화산 폭발 과정에서 대규모 '피스톤형 붕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지난 11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극지연구소는 2022년 1월 화산 폭발 직후 박숭현 책임연구원을 중심으로 긴급탐사팀 'K-HEART'를 꾸렸다. 폭발 약 80일 뒤 남극에서 복귀 중이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현장에 투입해 해저지형과 탄성파, 해양관측, 지자기 자료와 암석·화산재 시료 등을 확보했다. 이후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오클랜드공과대 연구진 등과 공동으로 폭발 전후 해저지형과 화산 내부 구조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화산 폭발로 이동한 물질은 총 8.9㎦에 달했다. 25t 대형 덤프트럭 약 6억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으로, 서울시 전체를 15m 높이로 덮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약 77%인 6.85㎦는 화산 중심부 칼데라가 급격히 내려앉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 전 수심 150~200m였던 칼데라는 폭발 직후 최대 수심 약 850m까지 깊어졌다. 연구팀은 이처럼 짧은 시간에 발생한 대규모 해저 함몰이 당시 쓰나미 규모를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탄성파 탐사에서는 칼데라 내부에 최대 약 150m 두께의 화산쇄설물이 쌓여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퇴적층 아래 실제 칼데라 바닥은 수심 약 1000m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산쇄설물 사이와 하부에서 산사태 퇴적층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를 칼데라 붕괴와 해저 산사태가 대폭발 과정에서 동시에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보고 있다.
통가 해역 주변에는 수십 개의 해저화산과 칼데라가 밀집해 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해저화산 붕괴 과정과 화산성 쓰나미 발생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숭현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긴급 탐사를 통해 통가 화산의 급격한 붕괴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해저화산의 성장과 대폭발, 붕괴 이후 변화를 계속 추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Geoscience(2026), DOI: https://doi.org/10.1038/s41561-026-020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