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인류가 장기간 머물 도시를 건설하려면 전기보다 물 부족이 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마틴 엘비스와 조너선 맥도웰 연구팀은 이런 분석을 담아 '달에는 도시가 없다'는 제목의 논문을 14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스페이스 테크놀로지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달에 최대 10억t의 물이 있다고 가정하고 대규모 정착지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 계산했다. 그 결과 국제우주정거장(ISS) 수준인 98%의 물 재활용률을 적용해도 100만명 규모 도시는 100여 년 뒤 물이 고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 극지방에는 햇빛이 거의 들지 않아 얼음이 오랜 기간 보존될 수 있는 지역이 있다. 과거 이곳에 최대 10억t의 물이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면서 각국과 민간 우주 기업은 달 남극을 선점하기 위한 '문 러시'에 나섰다. 달에서 물을 직접 확보하면 식수와 생활용수, 농업·산업용수로 활용할 수 있어 지구에서 실어 날라야 하는 물자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10억t이 존재하더라도 100만명 규모 도시를 유지하려면 100여 년 뒤 물이 고갈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 큰 문제는 달의 물 양이 이보다 약 30배 적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경우 100만명 규모 도시는 3~4년 만에 물이 고갈될 수 있다.
전력은 상대적으로 확보하기 쉽다는 분석이다. 달 극지의 분화구 가장자리는 햇빛을 거의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이곳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면 약 3GW(기가와트)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대규모 거주 시설은 물론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같은 산업 시설까지 운영할 수 있는 규모다.
연구진은 물 재활용 효율을 더 높이고 수직 농장 등을 활용해 농업용수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소행성에서 물을 가져오는 방법도 거론된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달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물을 더 찾는 것이다. 현재 탐사 기술은 달 표면 아래 수 미터 정도까지만 살필 수 있어, 더 깊은 곳에 상당한 양의 얼음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