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홀브룩의 한 산업단지 창고에는 현재 숨진 사람 7명이 영하 196도의 액체 질소 속에 보관돼 있다. 이곳은 인체 냉동 보존 시설인 '서던 크라이오닉스'로, 시설 운영진은 이들을 사망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미래에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환자'로 칭한다.
영국 가디언이 최근 시설 내부를 취재해 냉동 보존 과정과 운영 실태를 이같이 전했다. 서던 크라이오닉스는 2023년 문을 열었고, 이듬해 5월 80대 사망자를 첫 고객으로 맞이했다. 현재는 7명이 액체 질소에 잠겨 있다. 이들이 영면에 들면서 목표로 했던 것은 의학이 극도로 발달한 250년 후, 냉동된 상태에서 다시 깨어나 부활하는 것이다. 크라이오닉스는 현재 그 가능성을 약 10%로 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보존 비용은 21만 호주달러(약 2억원)에 달한다. 사망 직후 시신을 안정화·냉동 보존 처리하는 데 약 6만 호주달러, 무기한 장기 보관에 15만 호주달러가 든다. 여기에 연간 회원비 350호주달러(약 33만원)는 별도다.
냉동 과정은 법적으로 사망 판정이 내려진 직후 시작된다. 얼음주머니 등을 이용해 몸을 가능한 한 빠르게 식힌다. 이후 몸속에 얼음 결정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냉동보호제를 몸 속에 주입한다. 냉동보존의 핵심은 몸속 수분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물이 얼면서 생긴 결정은 세포막과 조직을 찢어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약 8시간에 걸친 냉동보호처리를 통해 인체 조직을 얼음 결정이 없는 유리 같은 고체 상태로 만드는 '유리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서던 크라이오닉스 계약서에는 현재 알려진 냉동 보존 방식이 신체에 물리적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그 손상이 되돌릴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냉동 보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손상을 피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생체 조직을 장기간 저온 보존하는 기술은 정자와 난자, 배아, 일부 혈액세포 등 과학계에서 꾸준히 발전해 왔다. 그러나 뇌는 아직도 풀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뇌의 미세 구조를 보존했다고 해도 기억과 성격, 의식까지 다시 살릴 수 있는지는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동인간을 보관하는 시설은 호주 외에도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늘고 있다. 서던 크라이오닉스 등 업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냉동 보존된 사람은 약 1000여 명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