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빗방울보다 적은 3μL(마이크로리터·100만분의 1L)의 물로 최대 45시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손톱보다 작은 발전기를 개발했다.
고현협 유니스트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장시간 직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초소형 박막 수분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지난 8월 게재됐다.
연구진은 발전기 내부에 한쪽 방향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나노 크기의 물길을 만들었다. 물길 벽은 물속에서 음전하를 띠는 소재 '맥신'과 셀룰로스 나노섬유로 구성된다.
물이 들어오면 좁은 구간일수록 양이온이 벽면의 영향을 더 많이 받으면서 넓은 구간과 이온 농도 차가 생긴다. 이 농도 차에 따라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압이 발생하는 원리다.
박막은 맥신 나노시트 사이에 셀룰로스 나노섬유를 넣어 제작했다. 한쪽은 물을 흡수해 부풀도록 하고 반대쪽은 팽창을 억제해 자연스럽게 폭이 좁아지는 통로가 형성되도록 했다. 모세관 현상으로 물이 내부 통로를 따라 퍼지면서 이온 이동도 이어진다.
이렇게 만든 발전기 한 개의 크기는 가로 5㎜, 세로 7㎜로 손톱보다 작다. 실제 발전 역할을 하는 박막 두께도 1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에 불과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물 3μL를 한 번 공급했을 때 20시간 이상 전압이 유지됐으며, 최대 약 45시간까지 전압을 출력했다. 연구진은 2개 층으로 구성한 단위 소자 48개를 직렬 연결해 디지털시계를 구동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수돗물뿐 아니라 바닷물과 땀 등 다양한 액체에서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기존 수분 발전기는 주로 물의 증발이나 주변 습도에 의존해 전기를 만들어 외부 환경에 따라 출력이 달라질 수 있었다"며 "이번 장치는 박막 내부의 나노 구조 자체로 이온 농도 차를 유도해 밀폐된 상태에서도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현협 교수는 "얇고 유연한 구조로 여러 층을 쌓을 수 있어 웨어러블 전자기기나 소형 센서 등의 전원 기술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Advanced Materials(2026), DOI: https://doi.org/10.1002/adma.74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