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의 박인성·하홍수 박사가 고온초전도 선재를 들고 3차원(3D) 비접촉 초정밀 검사 장비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고온초전도 선재의 두께와 폭을 비접촉 방식으로 연속 측정할 수 있는 검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KERI는 하홍수·박인성 극저온기기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수백m 길이의 고온초전도 선재를 절단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검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 응용 초전도 학술지(Transactions on Applied Superconductivity)'에 2024년부터 올해까지 3편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고온초전도 선재는 두께가 수십㎛(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폭은 4~12㎜ 수준인 얇은 테이프 형태의 소재다. 핵융합 장치와 자기공명영상(MRI), 전력기기 등에 사용되는 초전도 자석 제작에 활용된다.

초전도 자석은 선재를 수백 겹 이상 감아 만들기 때문에 선재의 미세한 두께 차이도 누적되면 자석 형태에 오차를 만들 수 있다. 이는 특정 부위에 힘이 집중되거나 자기장이 불안정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접촉식 검사 방식은 선재 표면에 흠집이나 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고, 비접촉 방식도 선재가 이동하면서 흔들리면 측정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정밀 검사를 위해 선재 일부를 잘라 현미경으로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선재를 한쪽 릴에서 다른 릴로 옮기는 '릴투릴(Reel-to-Reel)' 장치에 위아래 두 개의 색채 공초점 레이저 센서를 적용했다. 센서가 선재 양쪽 표면까지의 거리를 동시에 측정해 두께와 폭, 표면 형상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또 선재의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장력과 이송 속도를 자동 조절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측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거하는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선재를 절단하지 않고 이동시키면서 두께 편차와 굴곡 등 3차원 형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기술은 고온초전도 선재뿐 아니라 이차전지용 구리박·알루미늄박, 금속 압연재, 박막 태양전지 등 얇은 소재의 연속 생산 공정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