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내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의 구조를 밝혀낸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아다 요나트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교수가 지난달 31일 87세로 별세했다고 이 연구소가 발표했다. 극도로 높은 난이도 탓에 "죽기 전에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조롱까지 받았던 연구다. 요나트 교수는 이 주제에 20여 년을 매달렸다.
요나트는 1970년대 후반 리보솜 연구에 뛰어들어 이 영역을 개척했다. 리보솜은 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세포 구조물이다. 당시 리보솜이 정확히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지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다. 유연하고 불안정한 리보솜의 형태적 특성 때문이었다.
요나트는 북극곰에서 뜻밖의 단서를 얻었다. 겨울잠을 자는 북극곰의 세포에선 리보솜이 촘촘하게 배열돼 보존된다는 연구였다. 리보솜은 너무 작아 정확한 구조를 직접 들여다볼 수 없었다. 요나트는 대신 수많은 리보솜을 같은 방향으로 규칙적으로 늘어놓은 결정(結晶)을 만든 뒤 X선을 쏘고, 그때 나타나는 무늬를 분석해 모양을 알아내려고 했다.
요나트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후 극한 환경에 사는 미생물을 대상으로 1980년 처음으로 리보솜 결정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무려 2만5000여 차례 시도만이었다. 이후 20년 간 기술을 개선한 끝에 지난 2000년, 마침내 세균의 리보솜을 이루는 두 부분이 각각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지 밝혀냈다. 요나트는 이 공로로 2009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스라엘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이었다.
이 연구는 항생제가 작용하는 원리를 밝히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01년 요나트 연구팀은 주요 항생제가 세균 리보솜의 어느 부위에 어떻게 결합하는지 규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항생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정확히 이해하고, 새로운 항생제를 설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